성형수술 부작용에 앙심을 품고 병원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망치로 병원 시설을 부순 혐의(특수재물손괴 등)로 유모(33ㆍ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22일 오후 6시25분쯤 강남구 도곡동의 A이비인후과를 찾아가 다짜고짜 망치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병원 간판과 강화유리로 된 출입문, 상담실 유리 벽면, 컴퓨터 모니터 등이 부서졌다. 이 과정에서 환자 1명이 깨진 유리에 손을 다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유씨는 코 수술 부작용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해 4월 A이비인후과에서 알레르기성 비염과 만곡증(코뼈가 휘는 현상)을 고치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부위가 2㎝ 함몰되는 부작용이 발생했고 그 해 12월 해당 병원에서 함몰 부위를 일으켜 세우는 수술을 다시 받았다. 두 차례 수술에도 콧구멍에 피고름이 차고 수술 부위가 괴사됐다고 유씨는 경찰에 진술했다. 코 일부가 주저 앉은 유씨는 추상장애 5급 판정을 받았다. 추상장애는 1~14급이 있는데 5급은 얼굴에 심한 흉터가 남았을 때 부여된다.
병원 측은 유씨가 첫 수술을 받기 전에 다른 병원에서 3차례나 코 수술을 했고 재수술 이후에도 다른 성형외과에서 이식했던 연골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등 의료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아 장애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병원 관계자는 “유씨와는 보험사를 통해 합의금을 조정할 예정이었으나 합의금 지급이 미뤄질 거 같다고 하자 병원으로 찾아와 행패를 부린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범행 전 미리 병원 근처 철물점에서 흉기를 구입했다”며 “8월부터 의료법 개정으로 병원시설물을 파괴하면 가중처벌 돼 이 부분도 추가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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