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와 관치금융 철폐를 요구하며 23일 하루 총파업을 가졌다. 파업 참여율이 예상보다 낮아 대부분 은행 창구는 정상적으로 운영됐지만, 일부 은행 영업점에서는 고객들이 다소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날 금융노조는 오전 9시부터 34개 지부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금융노조의 총파업은 2014년 9월 이후 2년 만이다.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단기 실적주의가 만연해 금융공공성이 무너질 것”이라며 “사측이 성과연봉제와 쉬운 해고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파업 참가율은 예상보다 적었다. 금융노조 추산 참석자는 7만5,000명이었지만, 정부 추산은 1만8,000~1만9,000명에 그쳤다. 실제 금융노조는 앞서 “8만명이 들어갈 수 있는 월드컵경기장은 충분히 다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날 집회 장소인 월드컵경기장은 빈 자리가 적지 않았다. 지난 7월20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파업 찬성 비율이 95.7%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금융노조로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다.
총파업으로 은행 창구 업무의 차질이 예상됐지만 대부분 영업점은 정상 가동됐다. 특히 고객 수가 많은 4대 시중은행(신한ㆍKB국민ㆍKEB하나ㆍ우리)의 경우 직원들의 파업 참가율이 낮아 업무에 큰 지장이 없었다. 다만, 파업 참가자 수가 많았던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SC제일, 씨티 등 외국계은행의 경우 대출 등 일부 업무가 제한돼 고객들이 다소 불편을 겪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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