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밸브가 고장 나는 등의 이유로 원자로가 멈춘 '불시정지' 건수가 5차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수력원자력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발전정지현황'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발전소의 문제로 계획에 없이 원자로가 정지된 사례는 모두 5건으로 집계됐다.
사례별로 보면 지난 5월 11일 월성원전 1호기에서는 냉각재 액체방출밸브의 손상으로 가압기 수위가 줄면서 발전이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월성원전 1호기는 같은 달 26일 가동을 재개했지만 불과 두 달여 뒤인 7월 22일 원자로 정지용 액체물질인 가돌리늄이 감속재로 들어가면서 또다시 정지했다.
한울원전에서도 1호기와 4호기에서 두 건의 불시정지가 발생했다.
1월 29일에는 1호기에서 주증기격리밸브의 비닫힘 현상으로 안전주입 신호가 발생해 정지했고, 이어 5월 9일에는 4호기 고장파급방지장치에서 오신호가 들어와 스위치야드 차단기가 열리면서 원자로는 가동하되 전력은 내보내지 않는 소내부하운전으로 가동 방식이 전환됐다.
한빛원전 1호기는 2월 27일 수증기를 냉각시켜 물로 되돌리는 장치인 복수기의 신축이음매가 망가지면서 복수기 진동이 사라져 정지됐다.
원전의 불시정지 건수는 2012년 9건에서 2013년 6건, 2014년 5건, 2015년 3건으로 줄었으나 올해 소폭 늘어났다.
발전정지의 유형으로는 불시정지 이외에도 정상운전 중 설비를 정비하기 위한 수동정지인 '중간정비', 자연현상 등 발전소 외부의 원인으로 발생한 정지인 '파급정지', 연료교체 및 설비점검을 수행하기 위한 정지인 '계획예방정비정지'가 있다.
이 가운데 불시정지와 중간정비는 발전 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한수원이 책임져야 한다.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으로 수동정지한 월성원전 1∼4호기는 불시정지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은 전력거래소 등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월성원전의 정지유형을 가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의원은 "불시정지 건수가 많진 않다고 하나 원전은 한 번의 고장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근 지진으로 국민 불안이 높아진 만큼 원전 안전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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