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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40세에 은퇴 교육, 배려일까 경고일까

입력
2016.09.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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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노후 챙기는 관리의 삼성”

“빠른 퇴직 대비 신호” 평 갈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 금융캠퍼스’(연수원)에 삼성생명과 화재, 카드, 증권 등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 소속 직원 40여명이 모였습니다. 이들에겐 ‘삼성 직원’이란 것 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바로 모두가 1976년생, 만으로 40세인 동년배란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이틀 간 연금 준비, 노후 자금 알뜰 관리 같은 강의를 들었다고 합니다. 강의 중엔 ‘회사를 그만둘 경우 새 직업을 찾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있었다 하네요. 강의 구성을 들어보니 ‘회사를 나가거나 은퇴하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종합 교육 정도로 요약됩니다.

삼성은 지난해 1975년생 직원부터 시작한 이 강의 프로그램을 ‘생애설계 교육’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이 퇴직을 앞둔 직원에게 제공하는 전직 교육과도 비슷해 보이는데요. 삼성이 한창 일할 나이의 과ㆍ차장급 40세 직원에게 이런 교육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삼성의 한 계열사 관계자는 이런 설명을 하더군요. “직장이 직원들의 평생을 책임지지 못하고 평균수명까지 길어지면서, 퇴직까진 아직 시간이 있지만 인생전환기라 할 40세 직원에게 미리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돕자는 취지”라고요. 삼성은 앞으로도 매년 만 40세 직원들에게 이런 교육을 계속할 계획이랍니다.

보기에 따라선 “젊은 직원들의 노후까지 챙기는구나. 역시 ‘관리의 삼성’답다”고 할 사람도 있겠습니다만, 한편에선 “상황에 따라 퇴직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으니 미리 대비하라는 무언의 신호 같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부러움을 느끼든, 서늘한 공포를 느끼든 모두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월급쟁이들의 불안감 때문이겠지요.

따져보니 올해 6월말 기준 삼성 금융계열사 직원들의 평균 재직기간은 딱 10년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대부분 신입사원이 30세 전후에 입사하는 걸 감안하면 만 40세 대상의 퇴직 교육이 너무 이르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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