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ㆍ시청ㆍ동대문역사문화공원 등
12개역 4.5㎞ 지하 보행길 연결
지상에도 상업ㆍ문화 공간 조성
서울 한복판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 약 3만1,000㎡ 규모의 거대 지하도시가 생긴다. 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5호선 광화문역 구간에 지하보행로가 만들어지고 지상으로는 시청, 옛 국세청 별관, 프레스센터 등 5개 대형 건물이 연결돼 지하ㆍ지상의 상업ㆍ문화ㆍ휴식 공간이 통합적으로 이어지는 보행길이 건설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세종대로 일대 보행활성화 기본구상안’을 22일 발표했다. 사업 대상지는 시청역~광화문역 연결구간과 무교ㆍ다동 도시환경정비구역 35개 지구 중 세종대로, 청계천, 무교로와 접하고 있는 5개(1,2,3,4,12) 지구다.
현재 광화문역~종각역과 옛 국세청 별관 지하~시청역~을지로입구 역이 연결돼 있고 시청역~광화문역은 단절된 상태다. 지난 5월에는 종로쪽 지하보행로(광화문역~KT신사옥~D타워 빌딩~종로구청)이 연결됐다.
구상안에 따르면 을지로입구역~시청역~광화문역~종각역이 연결돼 도심 지하 보행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청계천 남북간 단절구간을 잇는다. 광화문 일대에 ‘ㄷ’자 모양의 지하 보행로가 조성되는 셈이다. 이 보행로를 주변 지하보도와 연결해 종각역~광화문역~시청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이르는 4.5㎞의 끊김 없는 지하 보행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구간에 이어지는 지상ㆍ지하공간은 12개 지하철역과 30개 대형빌딩, 서울시청 등이다.
시는 이렇게 만든 시청역~광화문역 구간 지하 보행로에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상업시설을 입점시킬 예정이다. 무교공원 지하에는 북카페 등 공공시설을 설치하고, 옛 국세청 남대문별관 지하에 2018년 6월 완공 예정인 역사문화특화공간과 연계한 문화공간을 만든다.
지상에는 세종대로, 청계천, 무교로 등 각 대로의 특성을 살려 보행 환경을 개선, 무교ㆍ다동 일대를 활성화 한다. 세종대로변에는 건물의 지상 주차장 부지를 시민광장 등 휴식 공간으로 만들고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공연장형태의 공간을 조성한다.
청계천변에는 차 없는 거리와 연계, 효용성이 떨어지는 도로를 연도형 상가가 조성된 공공보행통로로 변화한다. 청계광장과 가까운 무교공원은 이벤트 광장으로 재조성한다.
시는 이 같은 구상안과 함께 프레스센터(서울신문사)와 코오롱, SFC, 프리미어플레이스 빌딩 등 민간 사업자(대형 건물주)들의 구체적 사업계획을 추가로 수렴, 내년 상반기까지 무교ㆍ다동 도시환경정비구역에 대한 정비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다.
시는 건물과 연결된 지하보행통로(길이 400mㆍ폭 6m 이상)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민간 사업자의 개발이익을 고려하는 한편 충분한 공공기여를 하도록 할 방침이다.
진희선 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시민과 관광객이 걷기 편한 도시를 만들며 이 일대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 건강과 지구환경을 살리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계획안은 이달 초 박원순 서울시장의 북미 순방 이후 발표된 것으로, 박 시장은 순방 당시 미국 뉴욕의 로우 라인 랩(Low Line Lab)과 캐나다 몬트리올의 언더그라운드 시티(Underground city) 등 주요 도시의 지하공간 활용 현장을 방문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