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의 사무장 노릇을 했던 법조 브로커 이동찬(44ㆍ구속기소)씨로부터 ‘보복 수사’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현직 경찰 간부가 실형 선고를 받았다. 이 경찰은 ‘정운호 게이트’ 수사 이후 처음 수사대상에 올랐던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남성민)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4팀장 김모(49) 경위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벌금 4,200만원과 추징금 3,850만원도 더해졌다.
재판부는 “김 경위의 범행은 묵묵히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의 명예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공무원 직무 집행의 청렴성과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경위가 자수해서 잘못을 뉘우치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재판장은 설명했다.
김 경위는 브로커 이씨에게서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5회에 걸쳐 현금과 골프채 2 세트 등 총 4,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7월 재판에 넘겨졌다. 김 경위는 유사수신업체인 이숨투자자문(이숨) 전 대표 송창수(40ㆍ수감 중)씨의 운전기사 김모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 수사해 달라는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돈을 챙겼다. 송씨는 이숨 사기 피해자들이 자신의 은닉 재산을 찾는 데 운전기사 김씨가 도움을 줬다고 판단해 앙심을 품고 브로커 이씨를 통해 보복 수사를 청탁했다.
김 경위는 송씨가 운전기사 김씨를 절도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피해자 제보에 따른 첩보를 직접 수사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맡았다. 김 경위는 운전기사가 훔친 송씨의 일제 골프채 2세트(시가 700만원 상당)를 탐내며 이동찬씨에게 골프채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씨는 강남경찰서 주차장에 주차된 김 경위의 차 트렁크에 골프용품을 실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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