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아파트서 딸 시신 발견
경북 고령군 낙동강서 모친 익사체로
초등생 아들은 15일 이후 행적 묘연
식탁 위에 메모 형식 아들 유서 발견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발코니 붙박이장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네 나섰다. 이 여성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50대 여성은 전날 낙동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함께 살던 11살 난 아들은 행방이 묘연해 의문을 더해주고 있다. 아파트 식탁 위에는 아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메모 형식의 유서도 발견됐다.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21일 낮 12시56분쯤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발코니 붙박이장 안에서 이불과 비닐로 쌓인 류모(26ㆍ여)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20일 오후 3시20분쯤 경북 고령군 낙동강 고령대교 부근에서 표류하던 조모(52)씨의 시신을 발견, 신원을 확인하고 유족을 확인하기 위해 조씨의 주소지를 방문했다가 류씨의 시신을 확인했다.
조씨는 발견 당시 별다른 외상이 없었고, 가방 속에 휴대전화와 현금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씨와 류씨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같이 살던 아들(11ㆍ초등 4년)도 사라져 경찰이 소재파악에 나섰다. 경찰조사 결과 추석 연휴 전인 9일까지 등교했고, 추석날인 15일 오후 거주지 아파트 인근 폐쇄회로TC(CCTV)에 모자가 함께 있는 것까지 확인됐다.
경찰은 식탁 위에서 초등생 필체로 보이는 메모 형식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내가 죽거든 십자수, 색종이, 접기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평소 우울증 증세가 있던 조씨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숨진 딸의 시신을 상당기간 감춰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아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로 비춰 동반자살했거나 친지에게 맡겼을 가능성 등 다방면으로 수사 중이다.
조씨는 남편과 별거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종된 아들은 그 동안 학교에 다니지 않다가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등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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