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밭에 전기농사 짓는다

태양광 전기농사 사업 ‘가시권’

대우건설컨소시엄 사업자 선정

연간 수익 5100만원, 20년 보장

제주도가 전국 최초로 추진해온 ‘감귤 폐원지 태양광 전기농사’ 사업이 조만간 시작될 전망이다. 농가들은 농사를 짓지 않은 감귤밭만 있으면 태양광발전시설을 갖춰 20년 동안 연간 5,100만원에 달하는 고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제주도는 ‘감귤 폐원지 태양광 전기농사’ 사업자를 공모한 결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최종 참여기업으로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컨소시엄에는 ㈜한국테크, ㈜원웅파워, IBK투자증권 등이 참여한다. 제주기업으로는 ㈜디엠전기, ㈜태림전력, ㈜명원기업이 포함됐다.

이번 태양광 전기농사 사업은 제주도가 농가의 수익이 20년간 보장될 수 있는 사업 방식을 개발하고, 농가는 20년간 확정된 수익을 제공받으며, 사업자는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ㆍ운영해 농가에게 20년간 확정된 수익을 보장하는 구조다.

특히 모든 사업대상지에 적용되는 농지전용 등 토지형질변경 부담금도 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해 토지주의 초기 부담은 없다. 다만 일부 대상지에 발생하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비용 등은 토지주가 부담해야 한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설 전경. 제주도 제공.

사업자가 제시한 농가의 순수익은 20년간 태양광 발전설비 1㎿당 연간 평균 5,100만원이다. 기간별 농가 수익은 발전사업 개시 후 16년까지 연간 3,100만원을, 금융상환이 종료되는 17년 차부터 20년 차까지는 연간 1억3,100만원이다. 태양광 전력 1㎿를 생산하려면 약 1만6,500㎡(5,000평)의 면적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됐다. 같은 면적에서 감귤은 2,500만원, 마늘은 2,300만원의 연평균 수입을 거두는 것과 비교할 경우 전기농사를 짓게 되면 2배에서 2.5배 이상 고수입이 보장되는 셈이다.

태양광 전기농사 사업에는 도내 145농가가 신청했다. 이 중 개발행위가 불가능한 17농가, 절대우량농지 25농가 등을 제외해서 101농가를 대상으로 오는 9월30일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0년간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발전수익의 자금집행순위를 설정해 금융상환 및 영업이익에 앞서 농가의 수익이 최우선으로 지급될 수 있도록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사업자의 부도 등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없을 경우에는 금융기관 또는 금융기관이 지정하는 자에게 사업권·채무 등이 포괄 승계됨에 따라 농가수익은 문제없을 것으로 제주도는 내다봤다. 계약이행보증서와 토지주 수익지분보증서도 발급하게 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20년간 농가의 수익이 보장될 수 있도록 이중, 삼중으로 빈틈없이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