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의원들 원전 안전대책 촉구
조경태 “점검 위해 가동 멈춰야”
경주 한수원서 최고위 회의 개최도
더민주, 정부 사과ㆍ탈원전 촉구

경북 경주의 지진이 경남 양산단층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야권은 물론 여당에서도 원전 중단론이 나오고 있다. 양산단층은 경북 영덕부터 부산 낙동강 하구까지 이어지며, 인근에 고리ㆍ월성 원전이 있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이번 사안은 내년 대선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번 지진의 여파가 텃밭인 대구ㆍ경북(TK)과 부산ㆍ경남(PK)을 강타해 민심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중에서도 TK는 영남권 신공항 유치 무산에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민심이 요동친 바 있다. 영남권 의원들이 앞다퉈 나서서 고리ㆍ월성 원전을 거론하며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이유다.

부산 사하을이 지역구인 조경태 새누리당 의원은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원전 가동 중단을 정부에 촉구했다. 조 의원은 “안전이 확실해질 때까지 양산단층대에 위치한 원전을 완전히 가동 중단해야 한다”며 “경주 주변의 공장, 발전소, 가스저장소 등 기간시설도 철저히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 경산의 최경환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내 원전은 미국 안전기준에 따라 충분한 내진설계를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모든 일이 100% 완벽할 수는 없다”며 “혹시나 모를 사고에 만반의 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잠룡들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가위 연휴에 경주의 지진 피해 복구 현장을 살피고 온 유승민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게 증명이 됐기 때문에 신고리 원전 5ㆍ6호와 (2029년까지) 계획된 원전 6기까지 8기 정도는 (건설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경주를 찾아 민심 다독이기에 나섰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경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회의실에서 소집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데까지 가선 안 되는 분야가 원전 안전”이라며 “한수원에 와서 국민들이 다 보는 앞에서 원전 안전이 어떤지 점검하고 대책과 미비점을 보완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야권은 연일 정부의 미흡한 지진 대응을 질타하고 원전 가동 중단 요구 수위를 높이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안전비상대책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대통령과 정부는 무능한 지진 대응에 대해 즉각 국민에게 사과하고 무책임하게 대응한 책임자 문책도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추 대표는 전날 경주 지진 현장을 방문해 국가재난시스템 구축을 당부했다. 또 더민주 내 원전안전특위는 22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현황 보고를 받기로 하는 등 안전 화두 선점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앞서 국회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 소속 김영춘ㆍ우원식ㆍ김경수ㆍ김해영 의원 등도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신고리 원전 5ㆍ6호기 건설 중단과 ‘탈 원전’을 촉구했다.

정의당도 심상정 대표 등 지도부가 이날 경북 경주를 방문해 “활성단층대에 세워진 핵 발전소와 경주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가동을 중단하고 전면적인 안전 점검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김부겸 더민주 의원 등 야권 대선주자들도 추석 연휴 직전 경주 지진 현장과 월성ㆍ고리 원전 등을 방문, 국가안전시스템 구축과 원전 축소 등을 이슈화하고 나서 이 문제가 내년 대선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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