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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송이야… 구경도 못하던 금송이, 태풍 덕분 대풍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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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송이야… 구경도 못하던 금송이, 태풍 덕분 대풍 예감

입력
2016.09.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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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직후 채취ㆍ수매 본격화

봉화 등 송이축제 지자체 기대

김영란법 등 영향 가격 안정될 듯

축제 비축수요 많아 폭락 없을 듯

봉화산림조합에서 농민들이 채취해 온 송이를 공판에 앞서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봉화군 제공
봉화산림조합에서 농민들이 채취해 온 송이를 공판에 앞서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봉화군 제공

지난 여름 폭염과 가뭄으로 구경조차 어렵던 송이가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송이 주산지인 경북 울진 영덕 봉화군과 포항 안동시 등에 태풍 등의 영향으로 최대 488.3㎜(포항)의 많은 비가 내린데다 날씨도 선선해지면서 송이 생육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송이가 추석 이후 나오기 시작한데다 김영란법 등의 영향으로 가격도 안정세를 보여 미식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강원 삼척을 시작으로 19일 울진 영덕 포항 봉화 청도 등 전국 15개 지역에서 송이수매를 시작하는 등 추석연휴가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송이가 출하되고 있다.

출하량도 경매 초기 치고는 많은 편이다. 19일 하룻동안 경북지역 10개 산림조합에 출하된 송이는 1,803.2㎏에 경매가는 2억4,000여만 원이었다. 20일엔 1,960㎏ 2억7,500만 원으로 더 늘었다.

특히 19일 첫 경매를 한 봉화산림조합에는 420㎏이 출하돼 ㎏당 1등품 24만2,900원, 2등 16만1,300원, 3등 11만8,000원, 개산품 11만원, 등외 5만5,7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10일 첫 공판에선 단 8.04㎏이 출하돼 1등품은 320g에 불과했고, 1㎏ 기준 53만원이나 호가한 것과 비교하면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추석 이후에 본격적으로 출하돼 추석 선물수요가 없는데다 28일 김영란법 시행으로 ‘뇌물성’ 송이 수요가 급감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달 말에 열릴 송이축제를 대비한 비축 수요가 많아 폭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송이 생산 1, 2위를 다투는 울진, 영덕에서도 송이 생산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19일 울진에선 675.1㎏, 영덕은 231.05㎏, 20일 울진 829.6㎏, 영덕 402.9㎏이 출하됐다.

봉화군 김지훈(41) 산지개발담당자는 “9월 들어 간간이 비가 온데다 추석 연휴 때 태풍영향으로 비가 적당히 내리는 등 송이 서식에 알맞은 14∼26℃ 기온이 이어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던 송이 주산지에는 이달 들어 많은 비가 내렸고, 기온도 송이생육에 적합한 환경이 되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송이 주산지별 강수량은 포항 488.3㎜, 울진 227.6㎜, 영덕 285.6㎜, 봉화 98.3㎜, 안동 152.5㎜에 이른다.

이에 따라 송이 없는 송이축제를 걱정하던 봉화(30일~10월3일), 울진(10월 1~3일)군은 모처럼 제대로 된 축제를 열게 됐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봉화군 관계자는 “현재 날씨 추이로 볼 때 축제 전까지는 송이 생산량과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에 따라 작황이 달라지지만 이상고온이나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 일만 없으면 축제를 열기에 충분한 송이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 송이채취꾼은 “추석 전에 구경도 못했는데 19일 산에 가 보니 어린 송이가 지천으로 널렸더라”며 “늦게나마 송이가 많이 나오니 가격이 착해서 미식가들에게는 좋겠지만 우리 입장에선 선물수요가 급감해 아쉽다”고 말했다.

향후 작황은 밤 기온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송이 채취에 나선 봉화송이생산자협의회 강대용 회장은 “19일까지만 해도 5, 6개개 줄지어 솟는 줄송이도 많이 띄었지만 20일 재산면의 최저기온이 8℃에 불과해 밤 기온이 더 낮아지면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봉화지역 아침최저 기온은 19일 15.6도에서 20일 9.0도, 21일 6.4도로 급락하면서 채취량도 줄지만 15도 내외를 유지하는 울진 영덕은 증가하는 추세다.

제20회 봉화송이축제는 ‘송이향을 따라 떠나는 봉화여행’을 주제로 3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3일까지 봉화읍 체육공원과 송이산 일원에서 열린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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