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밥’(혼자 밥먹기) ‘혼영’(혼자 영화보기) ‘혼술’(혼자 술먹기) 등 ‘혼O’로 표현되는 ‘나홀로 소비’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젊은층 일부만의 문화였다면 이제는 중년세대를 포함한 전 세대의 소비문화로 자리잡고 있음이 수치로 확인된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며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가구 유형이 되면서 이런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가 자사 고객의 2011년과 2015년 ‘세대별 나홀로 소비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체 외식업종에서 차지하는 ‘혼밥족(族)’ 비중이 7.3%으로 4년 전(3.3%)에 비해 2배 넘게 늘어났다.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족’ 역시 2011년에는 전체 영화 소비에서 19.1%를 차지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4.4%로 크게 늘어났다. 4명 중 1명 가량이 혼자 영화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신한카드는 음식점과 영화관에서 각각 1만원 미만으로 결제한 건수를 ‘나홀로 소비’로 간주해 조사를 진행했다. 더치페이 등을 감안할 때 다소 부풀려졌을 수는 있지만, 전반적인 트렌드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사 결과 혼밥족의 남성과 여성 비율은 53대 47로 남성이 조금 더 많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남성의 경우 20대 혼밥족이 31.9%로 가장 많았다. 2011년 29.0%보다 더 늘어났다. 반면 이 기간 30대 남성의 비중은 30.1%에서 24.0%로 줄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취업난 등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30대보다는 20대 남성이 혼자 밥을 먹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우엔 2030세대 혼밥 비중(61.1%→51.0%)은 감소한 반면 4050세대 비중(31.6%→40.6%)은 크게 늘어났다. 중ㆍ장년층 여성이 대거 혼밥족에 가세했다는 얘기다.

혼자 영화를 보는 중년 여성도 크게 늘어났다. 2011년에는 혼자 영화를 보는 40대 여성이 전체의 19.4%였지만 지난해에는 23.2%로 4%포인트 가까이 늘어났다. 혼자 영화를 보는 여성 4명 중 1명 가량이 40대인 셈이다. 혼자 영화를 보는 50대 여성 비중(5.7%→9.6%)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났다. 남성의 경우엔 20대가 41.6%로 여전히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50대 이상의 장ㆍ노년층 비중 역시 2011년 12.5%에서 지난해 15.2%로 크게 늘어났다. 혼영족의 남성과 여성 비율은 55대 45로 역시 남성이 더 많았다.
남궁설 트렌드연구소장은 “1인가구가 증가한 데다 안정적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는 중ㆍ장년층의 문화소비가 늘어난 결과“라며 “‘나홀로 소비’가 더 이상 젊은 세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연령층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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