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뿔고동ㆍ호리비단벌레 등
원양 선박ㆍ수입목재 통해 유입
글로벌화의 급진전으로 한국 생태계가 외래 동ㆍ식물종의 침입으로 흔들리듯이 미국의 생태계도 다양한 외래종의 습격을 받고 있다. 버지니아 주의 경우 가물치를 포함해 총 12개 종(種)이 유해 외래종으로 지정한 상태다. 12개종은 위협 정도와 정착수준에 따라 ‘초기 유입’, ‘정착 모색’, ‘확산 방지’ 등의 세 단계로 나눠 관리되는데, 절반 이상이 한국 등 동아시아가 원산이다.
‘초기 유입’단계는 서식지를 구축하지 못해 적극 노력하면 퇴치할 수 있는 외래종이다. 얼룩말 홍합, 중국 참게, 시렉스 말벌 등 5종류다. 원양 해양선박 바닥에 붙어 유입된 중국 참게는 굴 양식으로 유명한 버지니아 체사피크 만의 어로작업을 방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참게가 체사피크 만 일대의 제방에 서식용 굴을 뚫을 경우 제방 붕괴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착 모색’단계로 분류된 외래종은 모두 2개종. 모두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가 원산지다. 가물치와 함께 한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호리비단벌레(Emerald Ash Borer)가 ‘정착 모색’단계 외래종이다. 호리비단벌레는 합판이나 수입목재를 통해 미국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미 중서부 일대에서 이미 4,000만그루 물푸레나무가 희생됐다. 버지니아 주는 호리비단벌레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에서 소나무 에이즈로 통하는 재선충을 구제하는 것과 똑같이 강력한 방역과 함께 감염된 목재의 이동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해에서 발견되는 피뿔고동, 중국이 원산지인 가죽나무, 일본 잔디 등은 아예 토착화에 성공한 ‘확산 방지’유해 외래종이다. 특히 1990년대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피뿔고동은 가뜩이나 허약한 체사피크만 일대 토종 조개 생태계에 큰 타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지니아 주 정부는 이들 외래종에 대해서는 완전 퇴치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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