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을 앓던 절도 피의자가 경찰에 검거되기 직전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21일 경북 문경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8시 50분쯤 충북 충주시 연수동의 한 아파트 7층 이모(67)씨 집에서 이씨가 베란다 창문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이날 이씨는 절도혐의로 수배된 자신을 검거하기 위해 경찰 3명이 집으로 찾아오자 순순히 아파트 문을 열어줬다. 이어 이씨는 경찰들에게 “내가 직장암 말기 환자다. 약과 속옷을 챙길 시간을 달라”고 말한 뒤 평소 알고 지내던 이웃 주민을 불러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러다 플라스틱 의자에 올라 베란다 선반 위에 있던 짐을 정리하던 중 갑자기 창문을 통해 아래로 뛰어내렸다.
현관, 거실, 베란다에 각각 자리를 잡고 있던 경찰관 3명은 손을 쓸 틈이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던 이씨가 열려있던 창문으로 갑자기 투신해 막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절도 등 전과 23범인 이씨는 고향 충주와 경북 문경을 오가며 절도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는 특수절도 및 특수절도 미수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이혼 후 혼자 살아온 이씨는 최근 직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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