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배춧값이 치솟자 덩달아 포장김치도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1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전국 매장의 포장김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나 급증했다. 롯데마트도 1~18일 포장김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3.5% 늘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비싼 배추로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 것보다 이미 만들어져 판매하는 포장 김치를 사 먹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추석 연휴 직전 이마트에서는 배추 1통이 6,980원에 판매됐다. 작년보다 무려 252.5%나 급등한 가격이다.
이런 영향 때문에 일부 대형마트의 포장김치 코너는 오후가 되면 물량이 동이 나고, 일부 품목은 재고가 바닥날 정도로 폭발적인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금배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채소 가격이 전반적으로 크게 오른 것은 올 여름의 기록적인 폭염 탓이다. 폭염으로 잎이 시들고 마르는 등 생육 환경이 악화되면서 예년만큼 채소를 수확하지 못했다. 특히 배추는 생산자물가지수를 끌어올릴 만큼 큰 폭으로 가격이 뛰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배추의 생산자물가지수는 146.99(2010년 100 기준)로 한 달 사이 123.3% 올랐다. 2010년 9월 이후 5년 11개월 만의 최고치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의 가격 변동을 지수화한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포장김치는 보통 바캉스철에 판매가 늘어나고, 여름이 지나면 비수기에 접어들지만 요즘은 물량이 모자라 없어서 못 팔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치 제조업체들도 수요를 맞추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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