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해협 상공에서 지난 12일 중국과 대만, 미국 전투기 30여대가 일시 대치하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3개국이 모두 상황 악화를 피하면서 예기치 않은 돌발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20일 홍콩 동망(東網)에 따르면 중국 전투기 10여대가 당일 대만의 란위다오(蘭嶼島) 공역에 접근하자 대만 전투기와 미국 전투기가 긴급 발진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중국군의 수호이-30과 젠(殲)-11B, 굉(轟)-6K 폭격기 등 10여대는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기지에서 이륙한 뒤 대만해협 중간선을 따라 비행하다가 대만 남부 해상을 지나 바시해협으로 향했다. 이에 대만 공군은 F-16과 징궈(經國)호 전투기 여러 대를 출격시켜 공중 경계를 펼쳤다.
중국 전투기 등은 란위다오 부근 해역에서 순찰항해 중이던 미국 이지스 구축함과 조우했고, 이후 미군도 즉각 일본 오키나와 나하 기지에 있는 F-15 전투기 8대를 출동시켜 공중 엄호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란위다오 상공에선 중국ㆍ대만ㆍ미군 전투기 30여대가 서로를 견제하는 위험천만한 국면이 연출됐다. 다행히 이들 전투기가 최대한 자제하면서 더 이상의 사태 악화는 피할 수 있었다고 동망은 전했다.
이와 관련, 대만 공군사령부는 “중국 전투기들이 대만해협 중간선 이남을 날아 서태평양 쪽으로 향하면서 훈련을 펼쳤다”고 확인했다. 대만 공군사령부는 그러나 자국 전투기의 대응 출격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미군 전투기의 현장 출격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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