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를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옥시ㆍ현 RB코리아)가 영국 현지를 방문한 국회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통해 피해가족 및 대국민 사과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국법인인 옥시 코리아의 유감표명은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나 본사 차원의 사과는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우원식 위원장을 비롯한 특위 대표단(새누리당 하태경ㆍ더민주 정춘숙ㆍ국민의당 김삼화ㆍ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20일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로부터) 옥시 제품으로 목숨을 잃거나 장애를 입은 우리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피해구제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답을 받아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위 대표단은 21일(현지시간) 옥시 본사를 방문해 라케시 카푸어 회장 등 최고책임자들을 면담하며, 이 자리에서 대국민 사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위는 앞서 지난달 영국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옥시 측이 계획된 일정을 돌연 변경하고 공개 사과도 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며 방문 일정이 취소됐다. 우 위원장 측 관계자는 “이후 꾸준히 옥시와 특위 간 사과 수위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 끝에 영국 방문이 재추진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옥시 본사 측은 21일 예정된 사과를 비공개로 진행할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특위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특위 대표단은 또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같은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영국사회의 공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레그 헨즈 영국 국제통상부 차관과 중대비리조사처(SFO) 관계자 등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한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은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습기 살균제 특위의 활동기간 연장을 요구했다. 이들은 다음달 4일로 마무리 될 예정인 특위가 애초 목적인 진상규명을 거의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최소 한 달은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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