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송윤아(43)와 소녀시대 윤아(26)가 tvN의 새 금토드라마 ‘THE K2’에서 연기 신구 대결을 펼친다. 두 사람은 대권 후보의 아내와 전처의 숨겨진 딸로 각각 분해 비밀경호원 김제하(지창욱)를 두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송윤아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참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쌓아왔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선 피도 눈물도 없는 악녀로 변신한다. 송윤아는 드라마 ‘THE K2’에서 유력 대권 후보 장세준(조성하)의 아내이자 재벌 가문의 맏딸인 최유진 역을 맡았다.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잔인한 인물이다. 지난 1998년에 방영된 SBS미니시리즈 ‘미스터Q’ 이후 18년 만에 맡는 악역이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THE K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송윤아는 “18년 전 나이가 아주 어릴 때 악함을 표현하는 것과 나이가 든 후 악함을 표현하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쌓아왔던 이미지에서 벗어난 인물이기 때문에 연기자로서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송윤아는 오랜만에 선보이는 악녀 연기에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더 커진 건 사실”이라며 “촬영하고 나서 감독님에게 항상 ‘이게 지금 맞는 건가요?’하고 묻곤 한다”고 웃었다. 이어 “시청자들이 선한 역할을 더 편들게 하도록 잘 부추기는 악역이 되겠다”며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연출을 맡은 곽정환 PD는 “메이크업도 적고 조명도 약하기 때문에 여배우로서 화면에 예쁘게 나올 수 없다는 걸 확실하게 말했는데도 흔쾌히 열연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배우들이 보여줬던 전형적인 카리스마와는 확실히 결이 다르면서도 흡입력이 강한 배우”라고 송윤아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윤아는 대권 후보 장세준(조성하)의 숨겨진 딸 고안나 역을 맡아 송윤아와 대적한다. ‘총리와 나’(KBS2) 이후 3년 만에 국내 드라마에 복귀하는 윤아 역시 과감한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전작들에서는 항상 명랑하고 씩씩한 역할을 맡았지만 이번 작품에선 엄마의 죽음을 자책하는 우울한 외톨이 캐릭터를 연기한다. 상처를 극복하고 세상에 나가려 하면 그를 적대시하는 최유진(송윤아)에 의해 다시 감금된 삶을 살게 되는 비극적 인물이다. 윤아는 극적인 변신이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오히려 새로운 도전을 더 반기는 눈치였다. 그는 “색다른 역할이어서 더 끌렸고 대본을 보자마자 이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했다”며 “처음 시도하는 장면이 많지만 제 인생작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윤아는 극중에선 서로를 처절하게 증오하는 관계지만 실제로는 서로의 열렬한 팬임을 밝혔다. 송윤아는 “초롱초롱하고 사슴 같은 눈을 가진 윤아가 ‘언니~’하고 다가오면 누구라도 정말 반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드라마를 같이 하게 돼서 너무 반갑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연기하면서 많이 괴롭혀야 하는데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걸 윤아가 알아줄 것”이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윤아도 “선배님이 현장에서 너무 반겨주시고 제 역할의 느낌이나 헤어 하나까지 챙겨주셔서 너무 감동이다”라며 “앞으로 함께할 촬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둘을 둘러싼 드라마 바깥의 상황도 서로 비교된다. ‘THE K2’는 최근 종방한 tvN의 인기 드라마 ‘굿와이프’의 후속작이다. 40대 여배우인 송윤아가 전도연의 바통을 이어받아 시청률을 견인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윤아에게 걸린 기대도 만만치 않다. 최근 ‘함부로 애틋하게’(KBS2)의 수지,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SBS)의 아이유 등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같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인 윤아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드라마 ‘THE K2’는 23일 오후 8시 첫 방송된다.
정우진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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