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불공정거래 사례 소개
전업투자자 김모씨는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허위주문을 내는 속칭 ‘메뚜기형 시세조종’ 수법으로 주가를 조작해 51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최근 검찰에 구속됐다. 김씨는 주로 주당 가격이 낮아 쉽게 주가를 조작할 수 있는 종목을 타깃으로 삼았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올해 적발한 주식시장에서의 주요 불공정거래 사례를 소개하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우선 주당 가격이 낮고, 거래량이 적으면서 주가변동폭이 큰 종목은 시세조종에 휘둘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검찰에 구속된 김씨의 사례처럼 시세조종 작전세력은 단기간 주가가 급락해 반등 가능성이 높거나, 적은 자금으로도 시세조종이 가능한 중소형주를 범행대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시세조종 대상이 된 7개 종목 주가를 분석한 결과, 시세조종 후 주가 변동폭이 적게는 14.3%에서 최고 66.5%에 달했다.
별다른 호재가 없는데도 주가가 오른다면 한계기업이 아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실제 지난 2월 금감원에 적발된 한 코스피 상장회사는 주가 급락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건 물론, 시가총액 50억원 이상 요건도 갖추지 못해 상장폐지될 상황에 처하자 경영진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수법을 써 투자자에게 피해를 끼쳤다.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관련 종목을 거래할 땐 한국거래소 사이트에 들어가 기관의 공매도(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 동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 지난 4월 현대증권은 모 기업의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수하기로 하고서 이 회사 주식 수십만 주를 공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린 뒤 원래보다 저렴한 가격에 사들인 사실이 금감원 조사에서 드러나 검찰에 통보됐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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