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외국인 새 얼굴 커스버트 빅터(33)와 제임스 켈리(23)는 이번 시즌 팀의 키 플레이어들이다.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빅터와 켈리가 얼마나 빨리 팀에 녹아드느냐에 따라 전자랜드의 이번 시즌 명운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중국 전지훈련에서 이들이 더욱 주목을 받은 이유다.
빅터는 이미 팀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 모비스에서 뛰며 54경기에 나와 평균15.09점, 8.4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한 빅터는 모범적인 생활로도 눈길을 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늘 미팅 시간 15분 전부터 와 기다리고 있다.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며 칭찬했고, 주장 정영삼은 “이런 외국인 선수는 처음 봤다. 경기 중에 팀 플레이가 잘 안 맞는다 싶으면 먼저 선수들을 불러 모아 이야기를 하더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그만큼 팀을 생각할 줄 안다는 뜻이다.
새 유니폼을 입은 빅터는 “전자랜드는 한 선수에 특화됐다기보다 팀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며 “하루하루 훈련을 하고 경기를 할 때마다 더 좋아지고 있고, 서로 잘 맞춰가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시즌 국내 무대에 데뷔하는 켈리의 가장 든든한 도우미이기도 하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도 빅터가 켈리를 틈틈이 챙기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빅터는 “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도 아이라 클라크와 리오 라이온스 등이 많은 도움을 주려고 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내가 경력자의 입장에서 최대한 새로운 리그에 대해 어떤 게 필요한지 조언을 해주려고 한다”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켈리는 빅터를 비롯한 선수단의 배려 속에 새로운 리그에 대한 적응에 한창이다. 켈리는 “처음으로 해외 생활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하지만 선수들과 감독님이 반겨주시고, 잘 대해주시기 때문에 지금까지 잘 생활하고 있다. 앞으로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좋은 기량에 비해 기복이 크다는 단점은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유도훈 감독은 “켈리는 업다운이 심하다. 그걸 얼마나 잘 잡아주느냐가 올 시즌 숙제다”라고 설명했다. 켈리는 “전자랜드는 새롭게 변화하려는 모습을 준비하고 있다. 나도 팀의 한 부분이 돼 팀의 변화에 맞춰 나갈 수 있는 선수가 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터와 켈리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은 비슷하다. 중심엔 언제나 ‘팀’이 있다. 빅터는 “개인적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우리 팀이 무엇을 맞춰가야 하는지 집중하고 있다. 승리는 혼자가 아니라 전원이 다 뭉쳐야 할 수 있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켈리는 “에너지 넘치고, 열정이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겠다. 다른 팀원들과 조화가 돼 같이 재미있는 농구를 하며 승리를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이번 시즌 목표를 드러냈다.
다롄(중국)=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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