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기지서 B-52ㆍB-2폭격기 이륙 준비, 대북 확장억제능력 과시
北 추가 핵실험, 미사일 발사 맞서 내달 초 한번 더 출격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21일 한반도에 또 출격한다. 지난 13일 B-1B폭격기 전개 이후 불과 8일만이다. 특히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미 양국은 내달 초 한번 더 한반도 상공에서 무력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북한의 도발위협이 계속되고, 국내에서 전술 핵무기 도입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전략폭격기를 또다시 투입하는 것”이라며 “당초 이번 주말쯤으로 예정했지만 기상조건이 괜찮다면 21일로 앞당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괌에 전진 배치된 전략자산인 B-52장거리폭격기와 B-2스텔스폭격기 가운데 막판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지난주 투입된 B-1B를 포함해 미군의 폭격기 3총사가 모두 한반도에 출격할 채비를 마친 것이다.
‘하늘을 나는 요새’로 불리는 B-52는 지하 동굴을 파괴하는 폭탄인 벙커버스터를 비롯한 최대 31톤의 폭탄을 탑재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의 은신처를 초토화할 수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나흘만인 지난 1월 10일 오산 공군기지 상공에서 위력을 과시했던 무기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폭격기인 B-2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아 적의 방공망을 뚫을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군의 핵심 전략자산이다. 핵폭탄 16발과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등을 장착했다. 군 관계자는 “B-2가 과거 한반도에 출격한 적이 있지만 아직 언론에는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다”며 “이번에 공개한다면 북한의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내달 초 미군의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재차 출격시킬 계획이다. 한달 사이 3차례나 전략자산을 투입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북한의 핵실험 10주년(10월 9일)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이 연달아 있어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내달 10일에는 미 항공모함이 참가하는 한미 항모강습단 훈련이 서해와 제주도 해상에서 예정돼 있어, 하늘과 바다에서 대북 압박의 고삐를 바짝 조일 방침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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