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9시 48분쯤 강원 강릉시 포남동의 한 주유소 앞 도로에 멧돼지가 나타났다는 신고 전화가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길이 1m에 무게가 50㎏ 가량인 이 맷돼지는 최초 출몰 시점에서 2㎞ 가량 떨어진 입암동까지 10여 분간 도로를 질주하다 승용차에 치여 죽었다. 멧돼지가 광란의 질주를 벌이던 사이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7시 25분쯤에는 강릉 교동 솔올택지에 멧돼지 3마리가 출현했다. 경찰은 엽사(獵師)와 함께 1시간이 넘는 추격전을 벌여 지변동 강릉원주대 인근에서 80㎏ 가량의 멧돼지 1마리를 사살했으나 나머지 두 마리는 야산으로 도망쳤다.
전문가들은 도심 야산의 경우 천적이 없어져 개체수가 늘었고, 이 과정에서 세력싸움에 밀린 떠돌이 멧돼지들이 주택가까지 내려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멧돼지와 마주칠 경우 돌을 던져 위협하거나 큰 소리를 지르지 말고, 높은 곳에 올라가 우산 등으로 몸을 보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은 “최근 들어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시내까지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며 “멧돼지를 보면 놀라지 말고 침착하게 112 등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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