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라하는 바이올린 여제들이 올 가을 국내 클래식 무대를 찾는다. 최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안네 소피 무터(53)와 정경화(68), 젊은 거장 율리아 피셔(33)가 10~11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일본 클래식계 스타인 쇼지 사야카(33)도 처음 한국 무대에 선다.
포문은 쇼지 사야카가 연다. 쇼지는 1999년 최연소(16세)로 국제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스타덤에 올랐고 주빈 메타가 지휘한 이스라엘필하모닉과의 협연 음반으로 데뷔했다. 고토 미도리(43), 아키코 스와나이(42)로 이어지는 일본 여류 바이올리니스트 계보를 잇는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쇼지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27~29일 각각 부산(을숙도문화회관 대공연장)ㆍ울산(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ㆍ서울(금호아트홀)에서 손열음과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연주 스타일이나 실력이 또래 프로 연주자들 사이에서도 탁월해 국내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협연 요청이 무수했다는 후문이다. 모차르트 바이올린소나타 18번과 슈만 바이올린소나타 1번, 베토벤 바이올린소나타 5번, 라벨 바이올린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02)6303-1977
힐러리 한, 재닌 얀센과 함께 ‘21세기 여성 바이올린 트로이카’로 손꼽히는 율리아 피셔(33)도 10월 21일 국내 첫 독주회를 갖는다. 바이올린뿐만 아니라 피아노 연주에도 탁월해 2014년 피아니스트 마틴 헬름헨과 함께 슈베르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전곡을 담은 앨범을 발매했다. 여성스러우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연주가 슈베르트의 음악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소나타, 슈베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을 연주한다. 이번 무대에서도 헬름헨과 함께한다. (02)599-5743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안네소피 무터는 10월 14일 내한 공연을 갖는다. 1976년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 데뷔 무대에서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게 발탁돼 베를린필하모닉과 협연했고, 60장이 넘는 앨범을 발매하며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래미상을 네 번이나 수상했고, 2008년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여성 최초로 받은 세계 최정상의 연주자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3중주 ‘대공’,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레스피기 바이올린 소나타, 생상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를 들려준다. 1577-5266
정경화는 11월 19일 생애 처음으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을 연주한다. 2005년 손가락 부상으로 연주를 중단, 2010년 재기 후 활발하게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같은 레퍼토리로 15년 만에 정규 앨범도 발표할 예정이다. 베테랑 프로듀서 스티븐 존스의 작업으로 지난 4월 진행된 녹음을 마치고 정경화가 대단히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음반 발매와 함께 서울을 비롯해 베이징, 상하이, 런던, 뉴욕 등에서 바흐 무반주 순회 연주를 펼친다. 1577-5266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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