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지ㆍ에잇세컨즈도 세계 진출 속도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대표 여성복 브랜드 ‘구호’가 세계 패션의 중심지 미국 뉴욕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구호뿐 아니라 남성복 브랜드 ‘준지’와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도 잇따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구호는 최근 홍콩의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에 이어 영국의 셀프리지 백화점과 입점 계약을 맺었다. 또 조이스(미국), 봉 마르쉐(프랑스) 백화점과도 입점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패션ㆍ예술 거리 ‘소호’에서 열린 구호 2017년 봄·여름 신상품 발표에서 호평이 쏟아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뉴욕 발표 이후 입점 협상과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향후 비즈니스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1997년 정구호 디자이너가 처음 선보인 뒤 2003년 당시 제일모직이 인수한 구호는 이미 국내에선 검증 받은 패션 브랜드다. 주요 백화점 여성복 1위를 지키며 1,000억원대 매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장식을 최소화한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으로, ‘한국적 미니멀리즘’, ‘구호 스타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번 뉴욕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K-패션’ 바람의 선두에 서겠다는 각오다. 2020년 매출 2,000억원으로 글로벌 여성복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도 ‘한국패션의 세계화’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세계 최대 남성복 박람회인 ‘삐띠 워모’에 국내 최초로 초청받은 준지 역시 현재 30여개 나라에 진출, 지속적으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에잇세컨즈도 이달 말 중국 상하이에 1,200평 규모의 1호 매장을 열면서 중국에 첫 발을 내딛는다.
윤정희 삼성물산 패션부문 여성복 사업부장은 “삼성이 1954년부터 무려 62년 간 직물 사업을 했다는 사실이 글로벌 바이어와 패션 디렉터들에게 큰 인상을 주고 있다”며 “소재의 질과 가격 경쟁력, 디자인의 힘이 글로벌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평이 많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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