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19일 북한 5차 핵실험 이후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북한이 ‘공포의 균형’으로 억제될 수 있을지 근본적으로 의문이 든다”며 ‘신중론’을 나타냈다.
천 이사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방위원장 주최로 열린 ‘한반도 정세,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독자 핵무장을 할 경우 북한을 억제할 수 있느냐가 핵심 가정”이라며 “핵무기를 갖고도 억제가 안 되는 집단이 바로 북한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여러 가지 수상한 움직임이 있다는 이유로, 우리가 도덕적 부담을 감수하며 핵을 사용하는 건 제가 보기에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핵무기를 보유하더라도 대북 선제공격에 활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자체 핵개발에 드는 비용 등 경제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천 이사장은 “우리가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하는 순간부터 대한민국의 원자력발전소의 연료, 농축우라늄 판매가 불법이 된다”며 “한국수력원자력은 1년에 11조원씩 손해를 보게 돼 결국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천 이사장은 북한의 핵개발 목적에 대해서는 “살기 위해서, 생존의 최후 수단”이라고 봤다. 그는 “북한 체제가 생존의 벼랑 끝에 서게 됐을 때 김정은이 걱정하는 것은 ‘내가 앉아서 그냥 망할 것인가, 핵을 써보고 망할 것인가’일 것”이라며 “이런 과정에서 (한국의 핵 무장이) 북한핵 억지력으로 얼마나 작동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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