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의 접경지인 카슈미르에서 군부대를 노린 테러가 발생해 인도 군인 등 20여명이 숨졌다. 이 사건을 두고 인도 정부 각료가 파키스탄을 “테러 국가”로 비난하면서 오래도록 이 지역을 놓고 반목한 두 국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오전 카슈미르 인도 점령지 서부에 있는 인도 육군기지를 정체 불명의 무장집단이 습격해 근무 중이던 군인 17명이 사망했다. 인도군도 곧바로 반격에 나서 무장단원 4명을 사살했다. 란비르 싱 육군참모총장은 습격의 배후로 파키스탄 내 극단주의 무장집단 ‘자이시 에 모하마드’를 지목하고 일부 무장단원은 파키스탄제 무기로 무장했다고 주장했다.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에 책임을 묻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 공격의 배후에 있는 국가를 절대로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며 파키스탄을 우회적으로 비난했고 긴급 국방회의를 소집한 라지나트 싱 인도 내무장관은 “파키스탄이 계속해서 테러 집단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 실망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파키스탄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파키스탄군은 “무장집단이 국경을 넘어 침투한 흔적이 없다”며 인도 측 주장을 부정했다. 나피스 자카리아 파키스탄 외교부 대변인은 “인도의 증거 없는 무책임한 주장을 거부한다”는 성명으로 대응했다. 자카리아 대변인은 “인도 정부가 카슈미르 지역 시민을 억압하면서 거짓 주장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각각 카슈미르의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있지만 카슈미르 전체가 자국 영토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때문에 모디 총리는 7월부터 카슈미르에서 발생하고 있는 반정부 투쟁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지지를 받던 이슬람 분리주의 무장단체 히즈불 무자히딘의 청년 지휘관 부르한 와니(22)가 인도 치안 당국의 공격으로 사망하며 대규모 시위가 촉발됐다.
인도 치안당국은 카슈미르에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돌을 던지는 시위대에 산탄총을 발사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서 지금까지 80명 이상이 숨졌다. 17일에는 인도 경찰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1세 소년 나시르 샤피의 장례식장에 수천명이 운집해 시위를 벌였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번 주에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인도 정부의 ‘잔혹행위’를 비난하는 연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도는 이에 ‘내정 간섭’이라고 대응할 방침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