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지만 물량이 부족해서…, 다른 매장에 물어보시면 안될까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신제품 교환이 시작된 19일 이동통신사 매장에선 교환 가능 여부를 묻는 고객들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이통사들이 개통 시점에 따라 교환 일정을 순차적으로 배분해 안내하고 교환 예약 프로그램을 운영한 덕에 많은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큰 혼잡은 없었다. 이날 교환된 물량은 2만대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장 직원들은 제한된 물량에 맞춰 교환을 진행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오전 10시 문을 연 서울 강남구 신사동 SK텔레콤 가로수직영점 상담석엔 교환용 새 갤럭시노트7을 담은 박스들이 쌓여 있었다. 메모지를 붙여둔 박스는 미리 예약해 주인이 정해진 제품이다. 박경규(31)씨는 “곧 광주로 내려가야 해 서울에 있는 동안 교환해야 할 것 같아 첫날 바로 왔다”고 말했다.
이 매장에선 오전 2시간 동안 고객 10명이 새 제품으로 교환을 해 갔다. 정종인(35) 가로수직영점장은 “사진, 주소록 등을 옮기는 작업 때문에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대부분 미리 예약을 한 고객들이어서 오래 기다리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장마다 한정된 교환 물량은 아쉬운 점이었다. 삼성전자가 이날 시장에 푼 갤럭시노트7은 10만여대. SK텔레콤 가로수직영점에선 오전에 25대, 오후에 20대를 공급받았다. 이에 비해 LG유플러스 매장 중 강남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역삼동 직영점은 11대에 불과했다. 다행히 오전에 교환해 간 물량은 5대에 그쳤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가입자들에게 구매처와 상관없이 전 매장에서 교환이 가능하다는 안내 문자를 발송해 둔 터였다. 직장이 밀집된 지역에 자리한 이 매장으로 교환을 문의하는 전화가 쉼 없이 걸려오자 매장 직원들은 가급적 구매 매장으로 직접 갈 것을 유도했다. 매장 관계자는 “아무래도 우리 매장에서 산 고객에게 먼저 교환해줄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KT 광화문 직영점에선 교환 물량이 오전 10시30분이 지나서야 도착, 먼저 와 기다리던 손님이 언성을 높이는 작은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뽐뿌’ 등 휴대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물량 부족으로 교환을 거부당했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교환 첫날 큰 혼잡이 없었던 것은 추석 연휴 후 첫 근무일이어서 직장인들이 시간을 비우기 힘들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현장에선 국내 판매량인 40여만대에 대한 교환 물량 공급이 마무리되는 이번 주말 교환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제품을 받은 황모(44)씨는 “서비스센터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긴 했지만 기왕이면 새 제품을 쓰고 싶은 마음에 바꿨다”며 “갤럭시노트7 구매를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직장인 서형석(28)씨는 “방수ㆍ방진 등 프리미엄 기능에 만족하고 있어 교환할 필요를 못 느끼지만 내일부터 배터리 충전 양을 제한한다는 소식에 주말에는 바꿀 생각”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폭발로 불거진 이번 리콜 사태를 조기에 마무리하기 위해 20일부터 배터리를 60%까지만 충전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강제 갱신을 진행한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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