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가 160조원이 넘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10%를 넘는 것으로 선진국들보다 월등히 높은 규모다.
김종희 전북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정책논집 최근호에 실린 '조세의 회피 유인이 경제성장과 조세의 누진성,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서 1995~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 회원국의 지하경제 및 조세회피 규모를 추정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19일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년 평균 GDP 대비 지하경제 규모는 10.89%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주요 7개국(G7) 국가 평균(6.65%)은 물론 나머지 18개 국가의 평균(8.06%)보다도 월등히 높다. 지하경제 규모가 클수록 조세회피 또한 늘어나 우리나라의 GDP 대비 조세회피 규모는 3.72%로 추산됐다. 역시 G7 평균(2.21%)이나 나머지 18개국 평균(3.06%)보다 높다.
2014년 우리나라 GDP가 1,486조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하경제 규모는 161조원, 조세회피 규모는 55조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조세회피는 분배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경제성장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며 “조세회피에 대한 감시시스템 강화와 함께 적극적인 증세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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