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무슬림을 겨냥한 증오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샌버너디노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결과 지난해 미 20개 주에서 발생한 무슬림 증오범죄는 260건으로 전년보다 78%나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9ㆍ11테러가 발생한 2001년(481견)이후 가장 많은 무슬림에 대한 증오범죄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무슬림에 대한 증오범죄가 급증한 것은 흑인 등 다른 소수 인종그룹에 대한 증오범죄가 감소한 추세와 대비된다. 인종별 구분은 아니지만 지난해 트랜스젠더에 대한 증오범죄도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무슬림에 대한 증오범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이슬람 센터에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이 센터는 지난 6월 사상 최악의 총격 테러를 자행한 오마르 마틴(29)이 다니던 곳이다.
경찰은 9·11 테러 15주기 다음 날이자 이슬람 축제인 '에이드 알-아다' 첫날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계획적인 증오범죄로 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미국 뉴욕에서 30대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 가는 2명의 무슬림 여성을 폭행한 일이 있었다.
NYT는 미국내 무슬림 증오범죄 증가세에 대해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독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무슬림의 이민 금지와 미국 내 무슬림의 등록을 요구하는 등 무슬림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