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추가 제재 논의에 들어간 상황에서 남북 외교사령탑이 유엔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유엔 총회 개막을 계기로 17일 뉴욕을 방문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유엔 총회 연설 및 각종 양자회담과 소다자회담 등을 통해 전방위 대북 압박 외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23일께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규탄하고 북한의 인권 문제를 집중 제기하면서 국제사회에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를 촉구할 예정이다. 윤 장관은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기존 안보리 결의 2270호를 보완하고 북한이 고통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며 “이번에 전 세계를 향한 전방위 외교를 펼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북한 리용호 외무상도 윤 장관에 뒤이어 유엔 총회 연설에 나선다. 리 외무상은 당초 24일 총회 연설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윤 장관을 겨냥해 일정을 하루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총회 참석에 앞서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제17차 비동맹운동 각료회의에 참석한 리 외무상은 “우리가 핵 무력을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미국의 항시적인 핵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정당한 자위적 조치”라며 북한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리 외무상은 유엔 무대에서 윤 장관의 대북 규탄 발언에 맞서 핵보유국 지위 주장을 반복하며 대남 위협 발언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장관의 총회 연설 일정이 22일로 하루 당겨지면 남북 외교 사령탑의 당일 맞대결이 불발될 수도 있다.
윤 장관은 뉴욕 방문 첫 일정으로 18일 오후(현지시간) 존 케리 미 국무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기시다 외무상과 별도의 양자 회담도 가졌다. 윤 장관은 유엔 총회 참석 기간 동안 유엔 안보리 이사국 등 최소 15개국 외교장관들과 양자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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