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 부산ㆍ경남(PK) ‘정치 1번지’인 부산 해운대구를 지역구로 둔 재선의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PK 민심을 한마디로 “삼각 파도에 휩싸여있다”고 설명했다. 콜레라 균 검출로 인한 횟집 불황 등 지역경제 위축,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경기불황, 지진으로 인한 안전 불안감 확산의 삼각 파고를 말한 것이다.
특히 거제도 대계항에서 검출된 콜레라균의 여파가 가장 심각해 자갈치시장의 경우 횟감을 파는 상점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화가 난 상인들이 ‘국회의원 꼴도 보기 싫다. 오지 마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의 먹구름도 부산에 짙게 드리워 있다. 지역 기반산업의 구조조정을 앞두고 미리 지출을 줄이는 소비심리가 나타나 경기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배에서 물건을 내려 운반하는 트레일러 등 한진해운과 연결된 육상 물류 업체들이 정말 힘든 상황”이라며 “한진해운도 돈을 더 내놓고 정부도 더 지원을 하라는 얘기를 많이들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발생한 지진은 민심 악화의 결정타가 됐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부산의 내진설계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며 “앞으로 지진이 더 올 수 있다고 하니 불안감을 토로하며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지역민들이 많았다”고 했다.
하 의원은 내년 대선을 앞둔 PK 민심을 ‘해무에 휩싸인 암흑 속의 부산항’이라고 묘사했다. 박근혜정부를 심판한 4ㆍ13 총선 이후로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태, 북한 5차 핵실험 등 악재가 쌓여가고 있고, PK의 정치적 구심점이었던 김무성 전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마땅한 대안도 없어졌다. 다만 가덕도 신공항 무산에 대해서는 “부산에서 인접한 김해공항 확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지역 이슈에서 놀라울 정도로 빨리 사라졌다. ‘오히려 잘됐다’고 하는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충청ㆍ영호남 ‘정치 1번지’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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