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는 5ㆍ18 민주화 운동의 현장인 충장로와 전통시장 등이 밀집해 ‘호남 정치 1번지’로 불린다. 호남대 총장을 지내고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한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광주 동남갑)은 18일 “추석 명절 내내 정권교체에 대한 불안감이 곳곳에서 표출됐다”고 호남 민심을 전했다. 지역경제 침체로 정부ㆍ여당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지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 야권 대선주자 누구도 정권교체에 대한 이들의 열망을 오롯이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추석 전날인 14일부터 광주송정역과 봉선시장 등에서 지역민을 만나온 장 의원은 “박근혜정부 내내 어려웠지만 특히 올해가 가장 살기 힘들다는 푸념과 함께 정부가 세월호에 메르스, 지진 대처까지 잘한 게 하나도 없는데 야권도 정권교체를 할거라 믿음을 주지 못한 건 마찬가지라는 불만을 접했다”고 했다. 특히 호남의 반문재인 정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지난 8ㆍ27 더민주 전당대회에서 친문 세력이 당 지도부를 장악한 것을 두고 대다수 시민들이 “이제 더불어민주당은 문(文)주당이 된 거 아니냐”는 불신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 등으로 홍역을 겪은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 역시 호남의 대안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장 의원은 “최근에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지만 확실히 득점을 해 ‘이 양반이면 정권교체 하겠구나’라는 신뢰까지 주지는 못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대선 잠룡들도 아직은 호남의 민심을 파고들지 못하고 있었다. 장 의원은 “광주 시민들이 ‘아직 잠룡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말로 이들에 대한 전략적 판단을 유보하고 있었다”며 “두 야당이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른 대선 경선 절차를 통해 집권 가능성을 보여줘야만 호남의 민심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충청ㆍ영호남 ‘정치 1번지’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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