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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설경기에 의존하는 기형적 경제성장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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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설경기에 의존하는 기형적 경제성장의 위험성

입력
2016.09.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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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우리 경제성장이 건설 경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부진의 늪에 빠진 사이 건설 경기가 성장을 떠받치는 기형적 구조로 변한 것이다. 산업연구원(KIE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 경제성장 중 건설투자 부문 기여율은 51.5%로 1993년 4분기 이후 최고치였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3% 중 건설투자 부문의 경제성장이 1.7%포인트나 된다. 2000~2014년 건설투자 연평균 성장기여율이 5.3%였던 것과 비교할 때 극히 이례적인 수치다. 반면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2013년 82.7%에서 2014년 33.3%, 2015년 15.3% 등으로 해마다 반 토막이 났다.

건설투자의 상당 부분을 주택투자가 주도하는 것도 문제다. 주택투자의 최근 4분기 평균 증가율은 21.9%로, 전체 건설투자 증가율보다 2배나 많다. 건설투자가 대부분 주택에 쏠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현상은 가계부채의 폭발적 증가를 유발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부채는 1,257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대출이자만 연간 40조원을 넘는다. 올해는 비수기인 7, 8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이 무려 12조원이나 늘었다. 가계부채 증가는 결국 가계의 소비 여력을 감소시켜 성장을 둔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늦어도 올해 말까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가계부채 급증은 이제 잠재적 위험요인을 넘어 현실적 재앙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대처하기 위해 산업구조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저출산ㆍ고령화 추세에서 주택건설로 성장을 이어가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과잉투자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이어져 일본식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도쿄에서만 주택 81만7,000채(10개 주택 중 1채 꼴), 전국적으로 820만 채가 비어있는 상황이다. 우리 부동산시장도 꼭지점을 넘어 국지적으로 거품이 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내년에는 민간소비 증가세가 정체되고, 건설투자도 공급과잉 등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건설부문 비중을 낮추기 위해서는 부동산시장 과열을 식히는 것이 급선무다. 또 내수와 수출진작, 일자리 확충 등을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릴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 청년실업을 해결하고, 저소득층과 고령층의 사회보장 확충을 통해 소득불균형을 해소하는 정책도 필수적이다. 소득불균형이 불황의 결과가 아니라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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