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못 찾아 밀입국 가능성

올 초 외국인 선원의 잇따른 밀입국으로 홍역을 치른 뒤 보안시스템을 대폭 강화한 인천항에서 베트남 선원 1명이 또 실종됐다. 인천항 안팎에선 이 선원이 인천항 보안울타리를 뚫고 밀입국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18일 항만보안당국에 따르면 4일 오전 5시쯤 인천북항의 한 기업전용 민자 부두에서 베트남 선원 A씨가 실종됐다. A씨가 승선했던 배는 일본 등을 오가는 토고 국적의 B호로 전날 입항해 이날 출항할 예정이었다.
인천항보안공사 등 관계기관들은 A씨가 밀입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밀입국 여부와 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분석 등 합동조사를 벌였으나 흔적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B호는 A씨 실종에 대한 정확한 경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예정보다 사흘 늦은 7일 출항했다.
인천항보안공사 등은 올 2월 30대 중국인 선원이 사다리를 이용해 보안울타리를 넘어 달아나는 등 1~2월에만 4차례 밀입국 사건이 발생하자 보안시스템을 대폭 강화했다. 보안공사 등은 CCTV 장비를 보강하고 4월부터는 입항 선박 앞에 공사 소속 특수경비원과 선박대리점에서 고용한 경비원을 감시원으로 배치했다.
보안당국의 한 관계자는 “B선박 앞에 선박 대리점에서 고용한 경비원이 배치된 것을 감안하면 강화한 보안시스템에도 구멍이 생겼을 수 있다”면서 “A씨가 사고로 실종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만약 인천항을 오가는 화물차 등을 통해 밀입국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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