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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한 한진해운 물류대란 해소… 아직도 54척 바다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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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한 한진해운 물류대란 해소… 아직도 54척 바다 위에

입력
2016.09.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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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마련 방안도 한 걸음도 진척 안돼… 물류대란 해소 이후는 더 불투명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돌입으로 빚어진 물류대란이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닷새 간의 추석 연휴 기간에 하역이 이뤄진 선박은 고작 두 척에 불과했고, 자금 마련은 한 걸음도 더 나가지 못했다.

18일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추석 연휴 시작일인 14일부터 이날까지 5일 동안 한진 스페인호와 한진 그리스호가 각각 스페인 발렌시아 항과 미국 오클랜드 항에 싣고 있던 짐을 하역했다. 이로써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총 97척 중 28척이 국내 항만(15척)과 해외 항만(13척)에서 하역을 마치게 됐다. 나머지 69척 가운데 정상 운항 중인 선박은 15척에 불과하고, 나머지 54척은 여전히 공해 상에서 짐을 실은 채 떠도는 등 ‘비정상 운항’을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각국 법원이 압류금지명령(스테이오더)을 내렸지만 이는 선박의 가압류 조치만 금지할 뿐“이라며 “일부 항만이 밀린 하역비 등을 내야 짐을 내려주겠다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 마련 역시 지지부진하다. 한진해운 대주주인 대한항공은 18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600억원 지원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롱비치터미널은 이해관계자들이 많아 담보 설정이 어렵다고 판단, 다른 방법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짓지는 못했다”며 “빠른 시일 내 이사회를 다시 열어 조속히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과 한진해운은 이 자금이 지원된다고 해도 물류대란 해소엔 역부족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관계자는 “KDB산업은행에 한진해운 매출 채권을 담보로 한 대출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물류대란 해소 이후 한진해운의 미래는 더욱 어둡다. 혹시 청산을 면하더라도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는 중소해운사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사업 비중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미주와 유럽 노선을 포기하고 나머지 아시아 노선에 주력하는 중소형 해운사로 살아남거나, 청산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한진해운이 직접 보유한 컨테이너선(사선)을 절반 이상 처분하고, 빌린 컨테이너선(용선)은 대부분 배 주인에게 돌려주는 큰 폭의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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