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결과를 좌우할 주요 변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미국 언론과 정치권에서 주목하는 가장 큰 핵심 변수는 26일부터 시작되는 대선 후보끼리의 세 차례 TV토론이다. 힐러리 클린턴(민주)과 도널드 트럼프(공화) 모두 각자 약점을 노출한 채 결정적 승기를 잡지 못한 상황이므로 TV토론에서의 승자가 ‘무당파ㆍ부동층(浮動層)’을 흡수하고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첫 TV토론은 26일 뉴욕 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리며, 2차는 10월9일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 3차는 10월19일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의 네바다대학에서 예정되어 있다. 역대 선거들의 경우 대체로 TV토론 승자가 이후 선거 판을 유리하게 끌고 갔다는 점에서 26일 1차 토론 결과가 박빙 대선구도를 뒤흔들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순발력 있는 거친 막말로 클린턴을 몰아붙인다는 전략이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약점인 이메일 스캔들과 클린턴재단 의혹, 건강 문제,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여자문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반면, 클린턴은 변호사 출신답게 참모진이 준비한 자료를 숙독하며 꼼꼼하게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가상 모의토론도 다수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인종ㆍ종교ㆍ여성차별 등 각종 분열적 언행, 트럼프대학 사기 논란, 카지노 파산 경력, 불투명한 세금 의혹 등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선 후보 가운데 최고령인 트럼프와 클린턴의 건강도 쟁점 거리다. 이 부문에서는 지난 11일 폐렴으로 응급처치를 받은 클린턴이 불리하다. 클린턴은 1998년과 2009년 다리에서 혈전이 발견돼 치료를 받은 데 이어 2012년에는 뇌에서 혈전이 발견됐다. 클린턴은 이 때문에 지금도 ‘쿠마딘’이라는 혈전 용해제를 복용하고 있다. 만 70세를 넘긴 트럼프 역시 과체중과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문제다.
남은 50일간 돌발 실수로 각자의 약점이 부각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클린턴의 경우 이번 대선에서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른 ‘이메일 스캔들’과 ‘클린턴 재단’의혹이 재부각될 경우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는 히스패닉ㆍ무슬림ㆍ여성 등 미국 사회의 소수계층에 대해 비하 발언을 할 경우 타격이 예상된다. 게다가 끝내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납세자료와 법정 다툼 중인 ‘트럼프 대학’사기 의혹 사건 등이 막판 폭로될 경우에도 클린턴을 따라 잡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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