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납치됐다 탈출한 쿠르드계 소수 인종 야지디족 출신 여성 나디아 무라드 바시 타하(23)가 유엔 친선대사로 임명됐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16일(현지시간) 무라드를 ‘인신매매 생존자의 존엄성을 위한 친선대사’로 임명했다. 납치생존자가 실제 이 분야 친선대사로 임명된 최초의 사례다.
무라드는 지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역사상 최초의 인신매매 특별회의에서 그와 야지디족 여성이 처한 상황을 증언했다. IS는 2014년 8월 야지디족이 거주하는 이라크 북부 신자르시를 점령하고 5,000여 명을 살해했으며, 젊은 여성들에게 성폭력을 가하고 그들을 여러 차례 사고팔았다. 신자르시 근처 코초에 거주하던 무라드 역시 IS 점령지 모술로 끌려가 집단 성폭력 피해자가 됐다. 국제사회는 IS의 야지디족 박해를 인종살해 범죄로 간주하고 있다.
무라드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나는 운 좋게 달아날 수 있었지만 수많은 사람이 여전히 잡혀 있다”며 야지디족 여성 3,200여 명의 석방을 촉구했다. 그는 또 “범죄자들이 헤이그 법정(국제전범재판소)에 섰을 때 야지디 피해자들이 그들이 한 행동을 증언함으로써 우리 공동체가 치유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