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현대 극작가 에드워드 올비가 1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8세. AP 등에 따르면 올비의 비서는 올비가 미 뉴욕시 인근 몬타우크 자택에서 이날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올비는 당뇨를 앓았지만 직접적인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올비는 대표작인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등을 써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테네시 윌리엄스, ‘세일즈맨의 죽음’의 아서 밀러와 함께 미국 현대 희곡계의 거목으로 꼽혀왔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신랄한 유머와 어두운 주제로 1962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세계 각국에서 두루 공연되고 있다. 이밖에 올비는 ‘미묘한 균형’(1967년 작), ‘바닷가 풍경’(1975년), ‘키 큰 세 여자’(1994) 등으로 퓰리처상을 세 차례 수상했고 미국 중산층의 문화와 부조리를 꼬집은 총 3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1928년 워싱턴시에서 태어난 올비는 생후 며칠 만에 극장 소유주인 뉴욕의 부호 리드 올비 부부에 입양돼 자랐으나 이후 양부모와 불화로 집을 나갔다. 여덟 살 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았고 아홉 살부터 시를 쓴 올비는 2주일 반 만에 완성한 단막극 ‘동물원 이야기’로 서른 살인 1958년부터 줄곧 연극계의 주목을 받았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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