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60대에게 흉기 휘둘러
병원 후송됐지만 하루 만에 숨져
중국인 범죄 잇따라 제주도민 불안
제주의 한 성당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기도하던 6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제주지역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제주도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 17일 오전 8시45분쯤 제주시 연동에 있는 한 성당에 침입해 기도 중이던 김모(61ㆍ여)씨의 가슴과 복부를 흉기로 네 차례 가량 찌르고 달아난 혐의(살인미수)로 중국인 첸모(50)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김씨는 사건 발생 직후 스스로 119에 신고를 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18일 오전 치료 중 숨졌다. 경찰은 첸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에서 살인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첸씨는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가 서귀포시 보목동 일대 폐쇄회로(CC)TV에 배회 중인 장면이 포착되면서 범행 7시간 뒤인 이날 오후 4시5분쯤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첸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바람을 피고 도망간 전 부인들에 대한 원한이 있었는데 성당에서 여성이 혼자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전 아내들이 생각이 나서 홧김에 범행했다"고 진술해 ‘묻지마식 범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기남 제주서부경찰서장은 “첸씨는 피해자와 아무 연관이 없다”며 “첸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여성 혐오 범죄일 수 있다. 전 부인들에 대한 일종의 반감을 다른 여성들에게 표출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첸씨는 지난 13일 관광목적으로 제주에 무사증으로 입국했고, 22일 출국할 예정이었다. 숙소는 범행 장소였던 성당 인근이었고, 흉기는 제주에서 직접 구입했다. 지난 15일과 16일에도 흉기를 들고 성당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경찰은 계획 범죄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살인 과정 등을 수사 중이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제주시 연동의 한 음식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여주인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밤 10시25분쯤 천모(37)씨 등 중국인 관광객 8명은 외부에서 사 가져온 술을 음식점에서 마시려다 업주 안모씨(53·여)가 이를 제지하자 주문한 음식을 두고 밖으로 나갔고, 안씨가 주문한 음식값을 요구하자 화를 내며 집단으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싸움을 말리는 손님 정모(28)씨 등 3명을 발과 주먹으로 무차별 구타해 부상을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5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또 지난 5월에는 제주에서 관광가이드 일을 하던 중국인 S(33)씨가 평소에 알고 지내던 중국인 여성 A(23)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돈을 뺏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로 구속되는 등 제주에서 크고 작은 중국인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제주에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은 2009년 90명에서 2010년 112명, 2011년 121명, 2012년 164명, 2013년 299명, 2014년 333명, 2015년 393명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 들어서는 7월말 현재 347명이며, 이 중 중국인은 69.2%(240명)를 차지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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