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했던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올해 30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려 ‘연간 매출 200조원ㆍ영업이익 30조원’ 시대를 다시 맞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지난 12일 현재 30조5,544억원으로, 갤럭시노트7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달 11일(30조5,806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매출액 평균 전망치는 205조5,744억원으로 0.4%(7,935억원) 줄었지만 200조원대가 유지됐다. 이 같은 전망대로라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를 딛고 올해 연 매출 200조원대, 영업이익 30조원대를 사상 두 번째로 맞게 된다.
삼성전자는 2013년 36조7,8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0조원대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2014년 영업이익이 25조251억원으로 떨어지고 작년에도 26조4,134억원에 그쳐 2년 연속으로 30조원대 벽을 넘지 못했다. 이에 비해 매출은 2012년 201조1,036억원으로 처음 200조원 기록을 세운 뒤 2013년 228조6,927억원, 2014년 206조2,060억원, 2015년 200조6,535억원으로 매년 200조원대를 어렵게나마 지켜왔다.
물론 전망치를 낸 24개 증권사 중 전량 리콜(새 제품 교환) 사태 이후 실적 전망을 조정하지 않은 증권사들도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용 중지 권고가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10개국으로 확대된 뒤인 이달 12일 이후에도 30조원대의 전망치가 제시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로 30조7,621억원을 제시했고 하이투자증권도 31조3,610억원으로 예상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 8조8,000억원에서 7조9,000억원으로 낮춰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불확실성은 크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송 연구원은 “일회성 분기이익 감소보다는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할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불분명하고 불확실한 부분이 너무 많다”며 “구체적인 실적 조정은 향후 추이를 더 지켜보고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태가 더 나쁘게 흘러갈 경우 전망치가 30조원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IBK투자증권은 애초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을 30조7,510억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편 NH투자증권 이세철 연구원은 삼성전자 올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종전 8조2,260억원에서 7조4,020억원으로 내려 사실상 연간 전망치를 30조5,690억원에서 29조7,450억원으로 떨어뜨렸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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