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필라델피아에서 20대 남성이 총기를 무차별 난사하면서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 순찰 중인 경찰관을 겨냥해 총격이 시작된 데다,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는 경찰을 비난하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되면서 ‘경찰 혐오’가 범행 동기로 추정되고 있다.
필라델피아 경찰은 17일(현지시간)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밤 11시 20분쯤 필라델피아시 서쪽의 샌섬 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로 행인 1명이 사망하고 경찰관 2명을 포함한 5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용의자인 니컬러스 글렌(25)도 경찰의 추격 끝에 사살됐다.
이날 총격은 글렌이 경찰차로 다가오면서 시작됐다. 글렌은 근접한 거리에서 운전석에 앉아 있던 19년 경력의 여성 경찰관인 실비아 영(46)에게 18발의 총탄을 발사했다. 영 경관의 오른팔, 몸통, 그녀의 권총 등에 총 8발이 맞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후 도주하기 시작한 글렌은 인근 술집 안으로 총격을 가해 보안 경호원과 한 여성의 다리에 각각 총상을 입혔으며, 또다른 승용차를 향해 14발을 추가 난사했다. 승용차 속 남녀 2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5세의 피격 여성은 숨졌다.
글렌은 자신을 뒤따라온 경찰관들에 의해 30여 분 만에 골목 끝으로 몰렸고 곧바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경찰은 글렌에게 범죄 경력이 있으며 글렌의 옷 속에서 자신을 담당하는 보호관찰 경관을 비롯해 경찰 전체를 증오하는 내용의 글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처드 로스 필라델피아 경찰국장은 직접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선 신중한 자세를 취하며 “그는 분명히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하려고 혈안이 돼 있었는데, 왜 그랬는지는 아직 명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경찰 혐오가 직접적인 동기인지, 혹은 정신적인 불안정 때문이었는지에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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