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부터 곶자왈 숲길까지 다양
다음달 제주올레 걷기축제 열려
지질 도보여행길ㆍ오름 등반도 추천
걷기 여행에 가장 좋은 계절인 가을이다. 가을을 맞은 제주에서는 선선한 바람과 금빛 억새, 파란 바다와 짙은 녹색의 숲 속을 걸으며 ‘진짜 제주’를 느낄 수 있다. 제주섬을 한바퀴 걸으면서 숲길과 해안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올레길은 물론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다양한 숲길이 도보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제주올레에서 오는 10월21일과 22일 이틀간 가을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7번째를 맞는 ‘2016 제주올레 걷기축제’는 지난해 축제가 제주올레 코스 종점인 21코스에서 열려 제주를 한 바퀴 완주함에 따라 올해는 ‘다시, 이 길에서!’를 주제로 올레걷기축제를 시작했던 1, 2코스에서 다시 출발한다. 하지만 올해 걷기축제는 기존에 정방향으로 걷던 것과 달리 역방향으로 진행된다. 그 동안 걷다가 뒤돌아봐야만 만날 수 있었던 새로운 풍광을 만날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축제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이 제주 자연을 무대 삼아 감동적인 공연을 선사한다. 올레길이 지나는 마을 부녀회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활용해 먹거리를 준비하고, 마을 어린이와 청년들이 합창, 해녀교실, 농부교실이 마련되는 등 지역 주민들과 어울려 참가자 모두가 주인이 되는 것이 올레걷기축제의 특징이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올해 제주올레 걷기축제를 앞두고 참가자 신청 및 자원봉사자 모집을 오는 9월30일까지 홈페이지(www.jejuolle.org)를 통해 받는다. 참가비는 1인 2만원이며, 20인 이상 단체와 어린이ㆍ청소년ㆍ장애인은 1만5,000원이다. 제주올레길은 지난 2007년 9월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초등학교~성산읍 광치기 해변을 잇는 1코스를 개장한 이후 현재까지 제주 한바퀴를 걸어서 돌 수 있는 26개 코스가 개발됐다.
제주에는 올레길만 있는 게 아니다.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숲길들을 도심 한가운데를 비롯해 차량으로 10~20분 거리의 가까운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제주에만 있는 곶자왈 지대에 조성된 숲길은 특이하다. 비가 내리거나 안개가 끼는 날에 걷는다면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다.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곶’과 덤불을 의미하는 ‘자왈’이 결합한 제주어다. 말 그대로 나무와 덤불만 무성한 쓸모없는 불모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곶자왈은 오랫동안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채 그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고, 지금은 희귀 동식물을 비롯해 수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가 됐다.
곶자왈 숲길로는 제주곶자왈도립공원, 교래자연휴양림, 동백동산 등이 대표적이다. 곶자왈 숲길인 경우 대부분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일반 숲길보다는 걷기가 쉽고, 코스들도 길지 않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곶자왈 숲 속은 한 겨울에도 녹색으로 뒤덮여 있을 정도로 원시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곶자왈 숲길 외에도 한라산 둘레길, 한라생태숲, 사려니숲길, 제주절물자연휴양림, 서귀포자연휴양림 등은 한번은 꼭 걸어봐야 하는 숲길들이다. 최근 제주에서는 숲길 걷기 열풍이 불면서 숲길 입구에는 주차장이나 화장실, 셔틀버스 등 편의시설들이 많아 이용하기가 편하다.
일반적인 숲길 외에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수월봉, 김녕ㆍ월정, 성산ㆍ오조 등에는 지질 도보여행길이 조성되어 있다. 또 숲길이 아닌 제주에만 있는 오름을 오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오름은 도 전역에 분포된 368개의 기생화산을 말하는 것으로, 1~2시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제주의 빼어난 경관도 감상할 수 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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