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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다섯 집 중 한 집은 비어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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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다섯 집 중 한 집은 비어 있다는데…

입력
2016.09.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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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전망에 분양마다 ‘완판’이지만 정작 거주할 사람 모자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012년 공식 출범해 올해로 ‘네 살’이 된 세종시의 주택 5채 중 1채가 빈집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지어진 아파트를 분양 받았지만, 실제로는 입주하지 않은 가구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사람이 살지 않거나 신축 후 입주하지 않은 빈집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국에 106만9,000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람이 애초 살 수 없는 폐가는 제외한 결과로, 2010년 81만9,000호보다 25만호가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대체로 인구 밀집 지역일수록 빈집 수는 많았다. 경기가 14만5,000호의 빈집을 가지고 있었으며 경북이 10만8,000호, 전남이 10만3,000호로 뒤를 이었다. 최근 1,000만 인구선이 무너진 서울도 7만9,000호가 빈집이었다.

빈집이 전체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율에서는 세종시가 압도적이었다. 전체 8만1,000호 가운데 1만6,000호로 빈집이 전체 주택에서 20%를 차지했다. 그 다음이 전체 74만8,000호 가운데 10만3,000호가 빈집인 전남이었는데 10채 당 1채(13.8%)꼴로, 세종시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세종시에 빈집 비율이 높은 이유로는 신규 아파트 분양이 최근 많았다는 점이 꼽힌다. 세종시에서는 지난 2010년 아파트가 처음 분양되기 시작해, 올해까지 7만6,719가구가 새로 선보였다. 매년 1만 가구 가량의 아파트가 분양됐다는 얘기다.

물량뿐 아니라 시장 상황도 뜨거웠다. 최근 분양된 아파트가 2,000대 1을 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세종시 인근인 대전이나 청주는 물론 수도권 투자자들의 관심까지 끌었다. “세종시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한 채도 없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하지만 이 같은 청약 열풍은 빈집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분양을 받은 뒤에 세종시 이주를 포기했거나,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산 뒤 임대 수요 부족으로 입주가 안된 주택이 많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세종시의 빈집 중에서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이 1,000호밖에 안 된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7월 전국 청약이 가능하도록 분양 시장의 문턱이 더 낮아지면서 이 같은 ‘빈집 비율 1위=세종시’의 등식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공급 대상인 세종시 거주기간이 2년에서 1년으로 짧아지고, 거주자 우선분양분도 100%에서 50%로 줄어드는 등 다른 지역 주민들의 투자 기회가 확대된 만큼 투자(분양) 분위기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 공급이 계속되고 수요도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세종시의 빈집 수치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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