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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제약사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3억여원을 받아 챙긴 의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희진 판사는 특정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조건으로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혐의(의료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의사 신모(58)씨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부산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던 신씨는 2009년 8월 제약사 파마킹에 접촉해 “병원에서 처방하는 간질환 치료제를 파마킹 제품으로 바꿀 테니 리베이트를 달라”고 요구했다. 기존에 약을 제공하던 A 제약사가 더 이상 신씨가 요구하는 리베이트 조건을 맞출 수 없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파마킹은 신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2010년부터 4년간 신씨 병원에 약품을 제공했다. 신씨는 이 대가로 40회에 걸쳐 총 3억 600만원의 현금을 받아 챙겼다.
지난 2003년에도 제약사의 리베이트를 받다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신씨는 사법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부인 황모씨를 내세웠다. 신씨는 황씨를 통해 파마킹에 접촉해 ‘리베이트는 처방 금액의 30%로 맞춰달라’는 등 적극적으로 대가를 요구했다.
신씨의 범행은 파마킹의 한 직원이 회사가 의사들과 광범위한 리베이트 계약을 맺은 것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하면서 들통났다. 검찰 조사결과 파마킹은 56억원 상당의 금품을 전국 병ㆍ의원 의사들에게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신씨가 받은 돈은 역대 개업의 리베이트 수수 사건 가운데 최고액수다.
김 판사는 “신씨가 제약사로부터 받은 금액이 워낙 큰데다 과거 같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음에도 다시 똑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이어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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