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국과 일본의 추석은 어떤 모습일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추석은 어떤 모습일까?

입력
2016.09.15 12:30
0 0

“中은 올해 사실상 하루 쉬고, 日은 한여름 최대 휴가철”

중국과 일본에도 추석이 있지만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중국이 가장 화려할 것 같지만 올해는 연휴기간이 최대 3일밖에 안되는데다, 일본은 양력 8월15일을 쇠 한여름 최대 휴가철이란 의미가 더 크다.

중국도 음력 8월 15일 추석을 쇤다. 가을의 중간에 있다고 해서 중추제(中秋節)라고 부른다. 올해 중추제 연휴는 15~17일(목~토요일)이고 18일(일요일)은 대체근무일이어서 모든 관공서와 대부분의 직장들이 정상근무를 한다. 중국이 주5일 근무제를 철저히 시행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온전히 쉬는 날은 15일 추석 당일 뿐인 셈이다.

연휴가 길지 않아 멀리 있는 고향을 찾는 ‘민족 대이동’이 흔한 광경은 아니다. 외식을 하거나 근처 교외에 나가는 등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지난해에는 추석과 국경절 연휴(10월 1~7일)가 인접해 최장 12일을 쉬게 되면서 수억명의 이동이 있기도 했다.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선물은 월병(月餠)이다. 견과류나 팥ㆍ앙금 등을 밀가루로 감싸고 나무 틀에 넣어 모양을 만든 후 구워낸 둥근 보름달 모양의 빵이다. 중국에선 예로부터 중추제에 월병을 선물로 주고받는 풍습이 있는데 ‘꽌시(關系ㆍ관계) 문화’의 영향으로 우리보다 훨씬 더 신경을 쓰는 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한 해에 생산되는 월병은 25만톤이 넘고 월병 제조업체나 호텔, 음식점 등에서 소비되는 규모가 2조5,0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서로의 정을 나누던 월병이 개혁ㆍ개방 이후 경제발전 과정에서 뇌물로 변질됐다. 월병 안에 금과 은을 넣거나 초호화 선물세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고위 공무원이나 공산당 주요 인사들에게 ‘선물’로 전해진 것이다.

급기야 2013년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취임 직후부터 반부패운동의 일환으로 월병 뇌물 뿌리뽑기에 나섰다. 올해는 ‘사이버 월병 주의보’를 발령했다. 모바일 결제가 확산되면서 이번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짜리 사이버 월병 상품권이 등장한 것이다. 신화통신은 “낙마한 부패 호랑이들이 부패의 길로 들어선 것이 월병 한 상자 때문이었음을 기억하라”고 경고했다.

중국에서 뇌물로 주고받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던 금장 월병. 바이두
중국에서 뇌물로 주고받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던 금장 월병. 바이두

일본의 추석은 ‘오봉절’이라 부른다. 양력 8월15일이어서 한여름이다. 일본도 과거에는 음력을 적용했지만 1873년 양력을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8월13일부터 16일까지 지내고 있다. 사람들은 ‘오쥬겐’이란 선물을 주고받으며 향불을 펴놓고 조상에게 제사를 지낸다. 각 가정에선 가지나 오이로 말과 소 모양을 만들어 장식을 하는데 조상의 영혼을 만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말은 영혼이 빨리 오기를, 소는 천천히 머무르기를 기원하는 의미다.

오봉절 당일 밤에 달이 뜨면 꽃모양으로 만든 ‘화과자’나 달모양으로 빚은 ‘당고’를 먹게 된다. 각 지자체에서는 전통의상인 유카타를 입고 ‘봉오도리’라는 춤을 추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일본에서도 성묘를 가는 인파로 도로가 꽉 막히지만 우리와는 좀 다르다. 일본은 신칸센(新幹線) 열차 등 국내 교통비가 매우 비싸다. 도쿄(東京)에서 오키나와(沖繩)에 가는 것보다 외국인 대만 타이페이에 가는게 더 쌀 정도다. 이 때문에 고향에 왕래하는 가족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다. 오히려 여름 휴가철의 절정기라는 의미가 강하다. 특히 올해는 8월11일에 ‘산의 날’이란 새 법정공휴일이 생기면서 각 회사에 따라선 일주일가량 대형연휴를 즐기게 됐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ㆍ도쿄=박석원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