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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늘었는데… ‘1,000명 넘는 성씨’는 줄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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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늘었는데… ‘1,000명 넘는 성씨’는 줄었네

입력
2016.09.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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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조사방식 바뀌며 과거 ‘허수’ 줄어든 탓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15년간 귀화인이 급증하면서 우리나라 전체 성씨는 7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반대로 1,000명 이상인 성씨는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예외적인 귀화인의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5,000만 인구 중 1,000명 이하의 ‘희귀 성씨’가 예전보다 늘었다는 의미인데, 무슨 이유 때문일까.

15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전체 성씨는 2000년 728개에서 지난해 5,582개로 7.7배나 늘었지만, 같은 기간 1,000명 이상인 성씨는 174개에서 153개로 줄었다. 성씨 조사는 15년에 한 번씩 이뤄지는데, 이번부터 통계조사 방식이 방문조사에서 행정조사로 바뀌면서 보다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 수치가 대폭 수정된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우선 전체 성씨가 늘어난 데는 귀화인의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법무부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로 귀화한 외국인은 1996년 131명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 지난해까지 총 15만9,128명이 우리나라로 국적을 바꿨다. 우리나라로 귀화한 사람들은 대개 혼인을 사유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생활의 편리함이나 외부 시선을 의식해 창성창본(創姓創本ㆍ성과 본을 새로 짓는 것)을 선택한다.

귀화자가 많이 몰리는 지역에서는 해마다 200~300건의 창성창본이 이뤄질 정도다. 실제 한자가 없는 성씨의 경우, 2000년 298개에서 지난해 4,075개로 대폭 늘었는데 귀화자들이 등록한 희귀 성씨가 대부분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귀화인들이 많이 등록한 한자 없는 성은 ‘레’ ‘팜’ ‘쩐’ ‘에’ ‘짱’ 등이다. 희귀한 성으로는 ‘무크라니’ ‘앙드린카’ ‘하불로’ 등도 있다.

또 귀화자들 중에서는 본국에서의 성 대신 남편의 성을 따라가거나 ‘김’ ‘이’ ‘박’ 등처럼 우리나라에서 흔한 성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실제 한자성으로 바꾼 귀화인들의 성씨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김>이>박>최>정’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성씨 순서와 같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성씨가 늘고 있는데도 되레 1,000명 이상인 성씨가 2000년보다 줄어든 건, 조사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통계청은 이번부터 등록센서스 방식의 조사를 시작했다. 일일이 가정집을 방문해 가구원수 등을 조사했던 과거 방식과 달리, 이번에는 주민등록등본 등의 행정자료로 현황을 파악한 것이다. 현장조사의 경우, 가구원이 한자 성의 부수를 모르거나 제대로 적지 않았을 때 조사원이 임의로 이를 분류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그러다 보니 15년 전에는 1,000명이 넘는 것으로 분류됐던 성들이 이번 조사에서 1,000명 이하로 분류되는 경우가 생겼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허씨 가운데 경주 허씨의 규모는 2000년 6,774명에서 지난해에는 1,000명 미만까지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행정자료를 토대로 하면 적어도 부수를 잘못 보고 멋대로 분류하거나, 가구주가 본인 성씨의 한자를 몰라 오류가 나는 경우는 없다”라며 “앞으로는 성씨 통계도 보다 정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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