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애란ㆍ한동근의 맥락 있는 ‘추석 귀경길 노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애란ㆍ한동근의 맥락 있는 ‘추석 귀경길 노래’

입력
2016.09.15 01:11
0 0

고향에 내려 가 친지들과 차례상에 둘러 앉아 정겹게 밥을 먹고 나니, 걱정이 밀려온다. ‘아…언제 올라가지?’ 휴대폰을 켜 고속도로 교통 상황을 엿보니 예상대로 ‘오후 혼잡 절정’이란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최소 6시간. 한가위를 넉넉하게 고향에서 보내고 고속도로에서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을 생각에 벌써부터 녹초가 된 기분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것이 상책. 귀경길에 차 안에서 듣는 노래로 ‘정체 지옥’은 때론 ‘낭만의 길’로 변한다. 신나는 댄스 곡에 맞춰 고개를 흔들다 보면 꽉 막힌 도로의 답답함도 가시는 듯 하다. 귀경길에도 명절 기분을 낼 수 있다. 차 안에서 울려 퍼지는 세대 공감 노래 한 곡으로 가족 간 대화에 꽃이 핀다. 추석 귀경길엔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 ‘백세인생’ 이애란부터 ‘차트 역주행 신화’를 쓴 한동근까지. 올해 가요계를 빛내거나 깜짝 놀라게 한 다섯 가수들이 귀경길에 들으면 좋을 노래를 추천했다.

가수 한동근. MBC 제공
가수 한동근. MBC 제공

“유어 히어 데어즈 낫씽 아이 피어, 앤드 아이 노우 댓 마이 허트 윌 고 온~”(You’re here there’s nothing I fear and I know that my heart will go on)

▦ ‘역주행 아이콘’ 한동근의 추천: 셀린 디옹 ‘마이 허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

“오랜 만에 가족들이 모이는 때가 추석이잖아요. 가족이 함께 얘기를 하다 보면 귀경길도 덜 지치지 않을까요? 그래서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인 ‘마이 허트 윌 고 온’을 꼽아봤습니다. 명절 때 특집 영화로 TV에서도 많이 소개돼 부모님뿐 아니라 요즘 친구들도 영화 나 노래를 잘 알 테니까요. 이 노래라면 가족들이 함께 곡에 얽힌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추석에 부모님이 계신 고향인 구미로 내려 가는데, 가족과 함께는 아니지만 귀성길과 귀경길에 이 노랠 들으려고요.”

보태기-1997년 개봉된 영화 ‘타이타닉’ O.S.T다. 할리우드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풋풋하면서도 안타까운 사랑으로 화제가 된 영화만큼, 노래도 큰 사랑을 받았다. 셀린 디옹의 맑고 시원한 목소리가 무엇보다 큰 매력이다. 곡 초반엔 속삭이듯, 후렴엔 폭발하듯 노래해 감정선의 극과 극 대비를 즐길 수도 있다. 미국 유력 음악지인 빌보드의 싱글 차트에서 13주 동안 1위를 차지했고, 영화 O.S.T 단일 곡으로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 곡을 추천한 한동근은 2014년 발표한 노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 보려 해’로 2년 뒤인 올해 8월 각종 음원 차트 정상을 휩쓸었고, KBS2 음악프로그램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한 가수다.

가수 양수경. 김보하 사진 작가
가수 양수경. 김보하 사진 작가

“아침이면 머리맡에 놓인 별사탕에 라면땅에 새벽마다 퇴근하신 아버지~”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 ‘깜짝 컴백’ 양수경의 추천-자이언티 ‘양화대교’ㆍ전인권 ‘걱정 말아요 그대’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는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곡예요. 추석에 딱 이죠. 저도 세 아이를 둔 엄마로서, 아이들이 ‘양화대교’의 노랫말처럼 가족의 따뜻함을 어렴풋이라도 기억해 준다면 정말 행복할거예요. 전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소소한 이야기가 좋아요. 전인권 선배님의 ‘걱정 말아요 그대’를 고른 건 다들 힘내자는 취지가 컸어요. 슬프고 지치고 힘든 과거를 지닌 이들에게 앞으로 희망차게 나아가자고 어깨를 토닥여주는 가사가 참 좋아요. 저도 힘들 때 혼자 많이 들었던 노래거든요. 전 올해 추석 연휴는 베스트 앨범 작업 준비로 녹음실에서 지내요. 저처럼 추석의 따뜻함을 여러 사정상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분들이 이 노랠 듣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어요.”

보태기-자이언티의 ‘양화대교’는 자전적인 노래다. 그의 아버지는 실제 택시 운전사였고,

아버지가 자주 다녔던 양화대교를 소재로 아버지의 삶을 가사에 옮겼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커 아버지가 걸어간 가장이란 길을 이어받아 같은 위치에 섰다고 느꼈을 때 이 곡을 썼다고 한다. ’양화대교’는 세상의 ‘가장’을 위한 찬가다. ‘엄마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란 쓸쓸한 노랫말을 자이언티가 감미롭게 불러 더 먹먹하다. 추석에 허기진 마음을 채우고 싶은 취업준비생 등에겐 자이언티의 또 다른 노래 ‘꺼내 먹어요’를 추천한다.

‘걱정 말아요 그대’는 전인권이 시원하게 내지르듯 노래해, 곡을 듣다 보면 쌓였던 걱정이 확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든다. 노래에도 부르는 사람의 인생이 담기기 마련. 대마초 흡연으로 수감 생활 및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역경을 딛고 일어 선 전인권이 전하는 위로는 청취자들의 마음에 더 깊이 스며든다. 유명한 곡이라 리메이크도 많이 됐는데, 이적과 곽진언ㆍ김필이 부른 노래가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적이 부른 ‘걱정 말아요 그대’(‘응답하라 1988’ O.S.T)는 시원함이, 곽진언ㆍ김필(‘슈퍼스타K6’)버전은 감성적인 느낌이 도드라진다. ‘양화대교’ 등을 추천한 양수경은 8월 신곡 ‘바보사랑’ 등이 담긴 새 앨범을 내고 17년 만에 가요계로 복귀해 화제를 모았다.

그룹 어반자카파.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어반자카파.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너에게 가는 길~”

▦ ‘한 여름의 발라드 태풍’ 어반자카파의 추천- 어반자카파 ‘드라이빙 투 유’(Driving to you)

“귀성길과 귀경길은 차가 많이 막히잖아요. 운전하는 사람이 정말 많이 지치죠. 그래도 고향에서 친지들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인만큼, 설렘과 반가움을 계속 담아가면 덜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저희 노래지만, ‘드라이빙 투 유’를 추천했어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너에게 가는 길’이란 가사처럼 귀경길을 즐거운 드라이브라 생각하면 어떨까요? 저희들은 캐나다 공연 때문에 한국에서 추석을 보낼 수 없지만, 다른 분들은 이 노랠 들으며 꼭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

보태기-휘파람 소리가 시작부터 청량한 곡이다. 오르간과 어쿠스틱 기타 소리에 셋(권순일, 박용인, 조현아)의 화음이 친근하게 어우러졌다. ‘널 사랑하지 않아’로 가온차트 6월 월간 1위를 차지한 어반자카파의 초창기 스타일 음악을 느껴볼 수 있다. 이 곡이 좋다면 프로젝트그룹 스탠딩 에그의 ‘여름 밤에 우린’도 추천한다. 어반자카파는 스탠딩 에그와 6~8월 걸그룹들의 댄스곡을 제치고 한 여름에 발라드 음악 열풍을 이례적으로 이끌어 ‘듣는 음악’의 힘을 보여줬다.

가수 이애란. SBS 제공
가수 이애란. SBS 제공

“인생아 인생아 내 인생아 잠시 잠깐 쉬어가자~”

▦ ‘전해라 열풍’의 주역 이애란의 추천-김종완 ‘인생아’

“전 전통가요를 부르는 가수인만큼 민족 대 명절 추석에 어울리는 전통가요를 소개해봤습니다. 김종완 님의 ‘인생아’란 곡은 ‘고되게 살아온 인생 보상 좀 해 달라’는 가사가 마음에 들어, 저도 행사를 뛸 때 가끔 불러요. 노래에 인생살이가 다 들어있죠. 꽉 막히는 고속도로 차 안에서 가사를 음미하며 들으면 잠시 피로도 잊고, 고된 일상에 대한 울분도 조금은 털 수 있으실 겁니다. 저도 오늘(15일) 부모님 유해를 모신 강원도를 다녀올 생각인데, 차 안에서 이 곡을 들을 생각예요.”

보태기-현철이 연상될 만큼 음색이 정겹다. ‘마디 마디 얽힌 사연 그 세월 속에, 얼만 울었 더냐 고된 인생길’이라며 ‘보상 좀 다오’란 노랫말에 유머가 느껴지기도 한다. ‘백세인생’ 작사가가 부른 곡이다. 이애란은 ~전해라’라는 가사가 여러 패러디를 양산하며 인기를 끌면서, 올 초 데뷔 25년 만에 무명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힙합 듀오 몹. YG엔터테인먼트 제공
힙합 듀오 몹.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예, 아임 저스트 리빙 마이 라이프, 리빙 마이 라이프~”(Yeah, I’m just livin’ my life, livin’ my life)

“애즈 위 고잉 스루 섬 스토미 웨더, 댓츠 왓 킵스 어스 투게더”(As we going through some stormy weather, That’s what keeps us together)

▦깜짝 결성된 힙합 듀오 몹의 추천-메이데이 ‘마이 라이프’(My life, 송민호)ㆍ톰 미시 ‘선샤인’(Sunshine, 바비)

“제가 차 안에서 가장 자주 듣는 곡예요. 흥이 많이 나는 노래죠. 이번 추석을 맞아 3년 만에 집에 가는데, 오고 가는 차 안에서 이 노랠 들으려고요.”(송민호)

“이 노랠 들으면 여유가 생겨요.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들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겁니다. 전 그룹 아이콘 일본 프로모션 때문에 추석 때 한국에 없지만, 고향에 내려가시는 분들에게 이 노랠 추천합니다.”(바비)

보태기-메이데이는 미국 마이애미의 언더그라운드에서 활약했던 힙합 그룹이다. ‘마이 라이프’는 드럼비트에 맞춰 멤버들이 내 뱉는 랩이 착착 감긴다.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톰 미시는 네오 소울과 전자 음악을 세련되게 활용하는 게 장점인 음악인이다. 일본 시부야계 스타일의 감각적인 멜로디와 비트에 말하듯이 하는 노래가 편안함을 준다. 석양이 진 귀경길에 들으면 좋을 법 하다. 두 곡을 추천한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송민호(위너)와 바비(아이콘)는 팀을 벗어나 프로젝트를 꾸려 최근 신곡 ‘빨리 전화해’와 ‘붐벼’를 내 힙합 신에서 주목 받았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