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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견제받는 일본색의 딜레마 "자위대 새엠블럼 4개월 넘게 반대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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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견제받는 일본색의 딜레마 "자위대 새엠블럼 4개월 넘게 반대목소리"

입력
2016.09.1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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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해온 이미지는 사무라이와 칼이다. 게이트이미지뱅크
일본을 대표해온 이미지는 사무라이와 칼이다. 게이트이미지뱅크

일본은 세계적으로 비교적 인기가 많은 나라다. 한국인의 감정으론 생소한 얘기지만 독특한 역사나 문화가 세계인들에겐 매우 흥미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근원적 힘이 되는 그 ‘일본색’이 일본내에서도 견제받는 것은 아이러니다. 대표적으로 육상자위대가 기념품에 사용하는 엠블럼을 바꾼지 4개월이 지나고도 일본내에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날이 선 ‘니폰도(일본도)’를 그려 넣어 일본다움을 강조했지만 제국주의 일본군대를 연상시켜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반대목소리가 잦아들지 않는 것이다. 지난 5월 새로 발표된 육상자위대 엠블럼은 ‘앵도(?刀ㆍ일본의 벚나무로 만든 칼이란 뜻)’가 디자인의 포인트다. 일장기를 표현한 붉은 원과 황금색 벚꽃 사이에 일본도와 칼집이 놓여있고 양옆에는 일본의 국조(國鳥)인 꿩의 날개가 배치된 형상이다.

방위당국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내세우는 ‘적극적 평화주의’를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유엔평화유지활동(PKO) 등 타국군과의 교류때 이 엠블럼이 들어간 기념품을 선물한다는 것이다. ‘왜 일본도인가’에 대한 설명은 명료하다. 예로부터 일본무인의 상징인데다 외국군대의 엠블럼에도 총검을 사용한 사례가 많다는 이유다.

일본 육상자위대가 올해 5월에 공개한 엠블럼은 중앙에 일본도와 칼집이 엇갈리게 배치돼 있고 여기에 일장기의 붉은 원, 벚꽃 모양의 별, 일본 국조인 꿩 날개 등의 이미지가 함께 등장한다. [육상자위대 홈페이지 캡처]
일본 육상자위대가 올해 5월에 공개한 엠블럼은 중앙에 일본도와 칼집이 엇갈리게 배치돼 있고 여기에 일장기의 붉은 원, 벚꽃 모양의 별, 일본 국조인 꿩 날개 등의 이미지가 함께 등장한다. [육상자위대 홈페이지 캡처]

그런데 정작 일본 내부에선 엠블럼 철폐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사이타마현 시민단체 대표인 시노하라 요코(篠原陽子)씨가 지난 6월 중순부터 서명사이트(change.org)를 만들어 한 달만에 2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그는 일본 언론에 “일본도가 제국주의시대 일본군의 약탈과 협박을 연상시킨다”며 “칼은 전쟁의 참혹함을 상기시켜 해외에서도 큰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방위장관에게 답변요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일본도가 일본인들에게 낯선 대상은 아니다. 야구대표팀의 애칭이 ‘사무라이 재팬’인 것만 봐도 칼을 든 무사의 모습이 일본의 대표이미지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본에선 굳이 전국시대 사극을 보지 않더라도 TV안방극장에 식칼이 버젓이 등장한다. 모자이크 처리하는 한국의 방송을 봐온 입장에선 섬뜩해 소름이 돋기 일쑤다. 심지어 트렌드드라마에도 서슬퍼런 칼로 사람을 찌르는 잔인한 장면이 흔하게 등장한다.

지난달 리우올림픽 남자400m계주 결승전 입장때 일본팀 4명이 동시에 칼집에서 일본도를 뽑는 세레모니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디어를 낸 이즈카 쇼타 선수는 “일본을 세계 관중들에게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사무라이 동작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예의바른 일본인. 그러나 일본드라마의 제1흥행법칙은 복수극 스토리다. 자위대 엠블럼에 니폰도가 들어갔다며 주변국 감정에 마음쓰는 쪽도 일본 시민사회다. ‘칼의 사회’ 일본의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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