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상하이 상강(중국) 공격수 헐크(30)가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전북 현대가 상하이를 5-0으로 대파하며 한가위 연휴에 팬들에게 화끈한 승리를 선물했다.
전북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상하이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레오나르도(30)와 이동국(37)이 각각 2골을 넣었다. 나머지 1득점은 상대 자책골이었다. 지난 달 23일 원정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던 전북은 1ㆍ2차전 합계 1승1무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북은 197cm의 장신공격수 김신욱(28)이 원 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레오나르도와 이재성(24), 김보경(27), 로페즈(26)가 그 뒤에 포진했다. 상하이도 중국 국가대표 공격수 우레이(25)와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헐크로 맞섰다.
전북이 전반 6분 만에 좋은 기회를 잡았다.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왔고 김신욱이 상대 골키퍼보다 높이 점프해 헤딩슛으로 골을 성공했다. 하지만 카타르 주심은 김신욱이 골키퍼를 밀었다며 반칙을 선언해 노 골이 됐다. 헐크는 이따금 위력적인 슛으로 전북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에 전북이 빠른 패스 플레이로 상하이를 무너뜨렸다.
후반 7분 이재성이 오른쪽을 돌파해 크로스를 올리자 김신욱이 받아 뒤로 내줬고 레오나르도가 깔끔한 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기세가 오른 전북은 더욱 거세게 상대를 몰아쳤다. 6분 뒤 이재성과 로페즈의 작품이 나왔다. 이재성은 로페즈와 이대일 패스로 상하이 수비를 허수아비로 만든 뒤 왼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낮고 빠른 패스를 했고 볼은 상하이 수비수 쉬커(23) 발에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후반 중반 이후 전북의 ‘쇼 타임’이 시작됐다. 레오나르도의 페널티킥에 이어 후반 교체 투입된 이동국이 2골을 더 넣으며 점수 차를 벌렸다. 상하이는 공격수 류원준(27)이 비신사적인 반칙으로 퇴장까지 당하며 완전히 전의를 상실했다. 멀리 중국에서 와 붉은 색 유니폼을 맞춰 입고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던 상하이 팬들은 스코어가 3-0으로 벌어지자 썰물처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로써 K리그 클럽끼리 준결승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FC서울은 14일 산둥 루넝(중국)과 8강 2차전을 치른다. 서울이 1차전에서 3-1로 이겨 2차전에서 비기거나 1점 차로 져도 되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서울이 4강 무대를 밟으면 전북과 결승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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