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사랑하는 민족답게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정자들과 바위에는 달과 연관된 이름들이 많다. 신라 최치원이 말년에 제자들을 가르쳤던 곳은 경남 창원시의 월영대(月影臺), 맑디맑은 물위에 달 그림자가 비친다 하여 이름 붙여진 경북 문경 대야산의 월영대(月影臺) 등이 그렇다.
경북 안동에는 누각 말고도 달에서 이름을 따온 다리가 있다. 안동호 위를 가로지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 월영교(月映橋)다. 먼저 간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으로 미투리를 지은 부인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월영교는 이름처럼 휘영청 밝은 보름달 아래서 보는 풍경이 으뜸이다.
물위에 비치는 달빛과 다리의 그림자도 예쁘지만 소나기가 내린 후 밤안개 속에서 빚어지는 풍경은 너무나 신비롭다. 다리를 비추는 오색조명이 안개에 녹아 들면 마치 북극의 오로라가 눈앞에 펼쳐진 듯 황홀하기까지 하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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