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서 44억 투자금 챙겨
산업은행장 퇴임 후 투자 중단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 재직 당시 대우조선해양과 수십억원대 특혜성 계약을 맺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바이오 에탄올 사업체 B사 대표 김모(46)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B사는 우뭇가사리 등 해조류를 이용해 연료용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2012년 3월~2013년 11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사업 투자금으로 44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김씨는 일부 실험에서만 에탄올 추출에 성공했을 뿐 대량생산을 위한 상업화 단계까지는 기술수준이 미치지 못했다. 김씨는 그럼에도 관련 설비를 구축해 가동 중이라고 속여서 대우조선 측에서 55억원을 투자 받기로 했다. 그러나 대우조선은 강 전 행장이 퇴임한 후 투자를 중단해 11억원은 집행하지 않았다. 검찰은 대우조선 측이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 전 행장의 압력에 못 이겨 B사에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또 강 전 행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세금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며 주류업체 D사로부터 3억2,500만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D사가 2011년 5월 관세청으로부터 2,000억원 상당의 세금을 부과 받자, 강 전 행장에게 청탁해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며 대가를 요구했다. D사는 B사 주식 6만6,667주를 액면가의 6배인 주당 3,000원으로 계산해 2억원에 사들였지만, B사 주식의 가치는 현재 0원에 가깝다. 김씨는 D사로부터 광고업체 알선 명목으로 1억2,500만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검찰은 추석 연휴 이후 강 전 행장을 소환해 대우조선의 B사 투자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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